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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7 20:55
[하이킹/등산] 록키가 가장 아름다운 때, 가장 보람있는 산행
 글쓴이 : 작은세상
조회 : 1,834  
이 산의 이름이 여느 산과는 달리 다소 건조한 느낌을 주어서 평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Lipalian 은 지질학 용어였습니다. 선캄브리아기와 캄브리아기 간극을 말한다나.. 

그러나 해발 2715m, 엘리베이션 게인 1200m, 왕복 15km 의 스펙을 지닌 이 산은 
그리 어렵지않은 스크램블 하이킹으로 이 시기 록키가 주는 아름다움의 거의 모든 것을 볼수 있었습니다.


보시는대로 이산의 로케이션이 평소 레이크 루이스를 건너편에서 보고 싶었던 것을 가능케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는 법이 없는 록키산은 
이날도 언제나처럼 샛노란 라르치 침엽단풍의 선명한 가을 색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는데
높은 가을 하늘은 코발트 불루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시렸으며
백설기 보다 더 하얀 순백으로 적당히 쌓인 2016 새눈은 가을 햇살에 빛나며 환상의 조합을 만들었어요. 



새로운 겨울 시즌을 앞두고 그리 깊지는 않았으나 소담스럽게 눈이 쌓여 주변 록키를 새하얗게 덮었습니다.
눈부시게 새하얀 설경의 산봉우리와 언덕을 지나 릿지를 걸어갈 때 마치 우리가 희말라야를 걷는 
착각 속에 빠졌죠. 

사실 캐나다 록키는 희말라야의 압도적인 해발고도를 제외 하고는 거의 모든 환경이 비슷합니다. 
만년 빙하지대와 툰드라 환경, 다양한 알파인 식생, 록키한 피나클, 가을에서 봄에 이르기까지의 설산 풍경 등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찾아 아직 원시 그대로의 깨끗한 자연을 접할 수 있으니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진은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 해발 3549m 의 Mt. Temple과 그 주변의 모습입니다.)

지난 10여년 사계절 가리지 않고 록키를 다닌 결과 희말라야에 대한 아쉬움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고산 하이킹, 트렉킹, 스크램블링 및 클라이밍 등 알파인 산과 관련하여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한 록키는
스위스 알프스 관광지처럼 고급스럽지도, 안나프르나처럼 대중적이지도 않지만 제 마음에는 최고입니다. 


이 산은 세계적인 스키리조트인 Lake Louise Ski resort 뒷편에 자리하고 있어 스키아웃 트레일을 걸어 올라
가는 것으로 하이킹일정을 시작합니다. 정겨운 아침 햇살을 역광으로 해서 보니 마음이 절로 따뜻해지는군요.


템플산을 배경으로 울창한 침엽수림을 걷는 것은 이제 우리에겐 특별하지도 않지만 여전히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서부 캐나다 대자연의 위엄이라고 할까요


이제 스키슬로프를 따라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합니다. 전부 고개를 숙이고 있네요.. 힘들어서?  동전과 각종 개인 소지품들이 발견되는 보물찾기 장소죠. 스키어들이 넘어지면서 주머니속의 것들이 탈출해 나와 눈이 녹은 여름에 발견되는 것 ㅎ 


위로 오를수록 점점 눈은 많아지고 라르치 나무와 함께 저 뒤로 오늘 우리가 오를 산의 일부가 보입니다.


라르치는 Lyall Larch 라는 이름의 침엽 단풍 낙엽수입니다. 매우 특이하죠. 해발 고도 2000m 전후에서만 분포하고 일정 위도내에서만 존재합니다. 수목한계선을 알려주는 나무이며 노란 가을 색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마지막 스키 lift station 을 지나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됩니다. 눈은 제법 깊었지만 햇살은 따스햇어요.  노란 라르치와 푸른 하늘 새하얀 눈.. 저절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의 산행이었습니다.


겨울에는 저기 보이는 스키 리프트 스테이션에서 내려서 스키를 지고 이 산위로 더 올라가서 자연 슬로프를 즐기는 스키어들도 많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안전 표지판을 많이 설치해 놓았더군요.


설사면의 경사가 제밥 가파릅니다만 적당한 깊이의 눈으로 인해 오히려 오르기는 쉬웠습니다.


옆으로는 이렇게 보우벨리와 레이크 루이스 일대의 장관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습니다. 말할 수 없이 큰 감동이 내내 가슴을 요동치게도 하고 또 겸손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이끌어줍니다.


오늘 산행의 유일한 스크램블링 코스. Boulders 에 눈이 덮여 있어 조심스러웠죠. 


그리고 나타난 광활한 설사면.. 눈이 없다면 다소 밋밋한 오름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눈으로 덮여 있으니
매우 드라마틱한 장면이 되어 많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고 그에따른 성취감도 높아집니다. 


제가 오늘 가장 감동한 장면 중 하나죠. 언제나 앞서 가시는 보우빈님으로 인해 제가 이 사진을찍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원래 극한의 조건에서 더욱 큰 감동과 마주하게 됩니다. 인간은 원래 '탐험과 진보개척의 존재' 라는 생각을 합니다. 


함께 오르는 산우들도 이날 힘든 가운데서도 연신 감탄사를 내뱉고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으며 얼굴은 모두 상기된 표정이었어요.



가을 속의 겨울 산행은 여름한 가운데의 겨울 산행 만큼이나 멋들어진 여행입니다. 두계절의 오묘한 조화와 보완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런 날은 사실 행운에 속하죠.


이 모두가 다 왕십리님과 같은 엑설런트한 코디네이터를 두고 잇기 때문이죠. 우리 복입니다.ㅎㅎ




이제 정상을 향한 마지막 걸음을 옮깁니다. 설산 릿지 트레킹은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돌아보면 이렇게 감동이 쓰나미, 아니 아발란쉬처럼 밀려오고.. ㅎ 


눈을 돌리니 오늘 우리가 갈 두번 째 목표인 purple mound 가 보입니다. 앞선 산행팀이 몇몇 보이는군요.


드뎌 정상에 왔고 우리는 앞 팀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눈사람 앞에 섰습니다. 여기서 보는 주변 파노라마 경치는 록키 뷰의 진수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에 보이는 이 호수는 구를맵에 보니 Island lake 로 나와 있군요. 평소 가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산위에 오르니 만납니다. 호수의 자태가 놀라울만큼 정갈하고 유혹적입니다. 치명적 매력이라할까요.. 그런게 느껴지네요. 가보고 싶어집니다. 


  모레인 레이크와 텐픽을 여기서 보는군요. 신비합니다. 


 천하의 레이크 루이스.. 캐네디언 록키의 대표 아이콘.. 그러나 여기서 보는 즐거움은 쉽게 가기지 못하겠죠. 
레이크 루이스 스키장의 그리즐리 익스프레스 곤돌라 쪽에서 보면 최고의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쪽입니다. 헥터 레이크가 보이는군요.


protection Mt의 웅장한 자태와 밴프 방향입니다.


 짙푸른 록키의 나무 숲과 노오란 라르치의 대비.. 정말 아름답습니다.


단체 인증사진을 찍습니다. 


산 정상 카페는 오늘도 문을 엽니다. 오늘은 클래식 음악과 함께 합니다. 부드러운 와인향이 온몸에 퍼져 나가고 아이시한 주변과 어울려 쿨하지만 따뜻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두번 째 일정인 퍼플 마운드에 있던 산행 팀이 하산하고 있습니다. 긴 행렬이 마치 알파인 원정대같군요.


런취 브레이크를 마치고 두번 째 목표를 향해 출발합니다. 본격적인 설산 등산입니다.


 이런 산행의 즐거움은 단순함 속에서도 깊은 사색이 있다는 점과 거친 숨소리 뒤로 찾아오는 쉼의 짜릿함에 있죠. 어려움을 즐기는 것입니다.



대열을 이루어 가는 모습은 언제보아도 가슴 뭉클합니다. 연대와 팀플레이. 이런 것이 생각나서일 겁니다.


아득함 속에서의 아련한 그리움 같은 것.. 이런 장면으로 우리는 추억 만들기를 하는 거죠.2016년 9월 24일.


마치 어려운 설산을 통째로 몇개를 넘어 온듯한 모습이지 않습니까? 깊은 오지의 원정대마냥...



바람이 어찌나 불든지 파우더 스노우가 마치 물결처럼 일더이다.


두번 째 정상을 앞에두고.. 저마다 피치를 내고 있어요.



목표점에 오르면 이렇게 상념에 잠시 빠지게 되죠. 지나온 길과 남은 것, 그리고 이룬 것과 그 속의 허와 실.. 등등.. 이런 것들이.. 만감이 교차하죠. 


먼저 온자의 고독 같은 것.. ㅎㅎ


이름은 모르겟으나 보석처럼 아름다운 Tarn 이라고 부르는 작은 연못같은 것.  햇살가득 머금고 마치 보석처럼 빛나고 있네요.

이제 하산합니다. 모든 것을 두고 가는 듯 아쉽지만 사실은 아무 것도 가져오지 않았죠. 아쉬울 것이 없어야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 한조각 살짝 놓아두고 떠나기에 자꾸 뒤도 돌아봅니다. 나만 그런가? ㅋㅋ 


오호.. 멋진 산우의 모습입니다.


  이런 장면의 하산의 특권이죠. 하늘 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 날으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가슴벅찬 순간입니다.


산바다님이 열심히 찍고 있는 그 훌륭한 장면으로 인해 이 사진은 더욱 가치가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아까 설사면 오르는 보우빈님 사진과 함께 오늘의 포토제닉이 아닐까 합니다.


충분히 감동하고 여유가 있으니 이런 포즈도 취해주시는 거죠.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우리는 순수해지는 것.


올겨울엔 이곳에 스키를 타러 와야할까봐요. 



레이크 루이스의 마지막 은밀한 모습입니다..


먼저간 동료들이 도착하는 곤돌라 스테이션이 이렇게 보니 멋지네요.


그 앞에 앉아 우리가 오른 산 쳐다보니 하루가 꿈같기만 합니다. 리조트 제대로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아쉬움 속에서도 희망에 찬 순간이죠. 내 피곤한 몸 편안히 누일 곳 있음에 감사한거죠.

오늘의 감동을 압축합니다.



뭐니뭐니해도 황금색 라르치 단풍은 압권이었어요.


이 또한 감동이었고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사랑하는 산 친구들과의 거리낌없는 하루를 담아주는 이사진이 가장 감동입니다. 
산에서는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아껴주고 위해주고 나누며 서로의 차이를 좁혀가는 것.
저절로 생겨나는 우정입니다.

함께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왕십리 16-09-27 21:39
 
짙은 블루와 샛노랑, 하얀 눈빛의 조화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언제나 감탄을 안겨주시는 작은세상님의 사진들이네요.
아마도 진정으로 산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으로 그것들을 프레임에 담아내려는
시각이 있음을 저도 마음으로 느끼기 때문이겠죠. 항상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붉은 보라를 좋아하는 제가 점점 코발트 불루가 좋아지는 것도 작은세상님의 사진들 덕분이기도 한 것 같구요. ^^

사진 몇장 담아갑니다. 자랑 좀 하려구요...  감사합니다.
     
작은세상 16-09-28 01:29
 
캐나다에서는 코발트 불루가 진리죠 ㅋㅋ
그냥 내생각 ㅎㅎ
bowbin 16-09-27 22:03
 
기행문을 읽고 간단히 느낌을말합니다.
글솜씨가 갑자기 늘었구나 싶읍니다. 이유는 우정어린 비판을받아들이는 감정조절과 이성의 순기능이 극대화됬습니다.
감동적인 사진들이 아직 그대로 방치돼있습니다. 그냥퍼가기에는 저작권을훔친다는 ,손이곱아서 shutter를누를수없는
그런기억들을 모른체할수는없지요.
금년이 지나기전에 양지머리,청수냉면,적포도주큰두병 까고 사진4장만 갖고갈까합니다.
전 잔머리굴리는 사람들이 너무실어요.
작은세상처럼 대인이거나 머리가찬사람이좋아요
Shakespeare가 그의작품속에서 용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위해 자신의목숨을바친다고 했죠.
현대를사는 우리는 진정한친구를 위해서 목숨을바치는거죠.나는 죽어줄 마누라도 없으니까 현재는...
     
작은세상 16-09-28 01:35
 
어이구.. 부끄..ㅎ
어쨋든 칭찬은 감사하고요..

그저 상식과 진리의 편에 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만
많이 모자라죠. 일신 우일신 해야죠.
bowbin 16-09-29 18:44
 
노자나 공자시대의철학이 10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록 동양사회의 문화를 지배하였으나
 세월따라 변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기억하고 적응해야하는것이 산더미같은 시대에는 어느걸버리고 어떤것을 취해야하는가 하는 선택이중요하며 항상새로운자세를 다짐하기보다는 사고의유연성이 더절실하지않나싶습니다.
나는 항상옳은가?schedule을철저히 따르면 성공할수있는가? 그리고 그환희를 얼마나끌고갈수있느냐?
무엇이 성공인가?김정은이권력? 이건희재산? 단정하긴이르지만 우리가 성공적으로 살고있지않나?합니다.
유연성.사고의다양성.과학적인태도그리고 상대를 깔보지않는 겸손.등등 어쨌건 작은세상 보면 나도 유식해져요.감사.
SanBada 16-09-30 20:19
 
작은세상님 사진이 너무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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