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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25 02:25
[하이킹/등산] 하늘 아래의 감동, 리틀헥터 산행 보고
 글쓴이 : 작은세상
조회 : 1,871  

1857년 스코트랜드 에딘버러 의과대학을 갓 졸업한 22살의 James Hector는 영국의 캐나다 탐험대 일원으로 Palliser Expedition 에 합류하여 의사로서 캐나다 록키에 처음 발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그가 의학을 공부한 것은 단지 같은 대학에서 식물학과 지질학을 공부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합니다. 


지구 생태에 대한 학문적 열정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심, 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가득했던 이 젊은이는 
원주민의 땅, 록키에 온 다음해 1858년 여름, 장장 57일간에 걸쳐 지금의 밴프 요호 쿠트니일대 900km 를 탐험하게 됩니다.

Cascade Mt. 이 그에 의해 명명되었고 탐험대의 일원이었던 탁월한 식물학자 Bourgeau 에 대한 경의를 담아 Bourgeau Mt. 을 명명했습니다. Hector는 Vermillion Pass 를 처음 오른 유럽인이었으며 Roger`s Pass를 넘다 강에서 말에 차여 기절한 일화는 그 강으로 하여 Kicking horse river 의 이름을 얻게 했습니다. 

길도 없던 Bow Valley 그 깊은 숲 속을 부쉬웨킹으로 지나며 길을 내었고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보우레이크와 그 일대 mistaya valley 등 그림같은 곳의 실체를 훗날 많은 유럽인들에게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150여년 전 Hector 가  "peaks and ridges standing out like islands through the icy mantle"  라고 말하며 찬탄해 마지 않았던 보우 레이크 일대 93번 도로가에 우뚝 솟아있는, 그의 이름을 따라 명명된 산,
Hector Mountain 의 자녀봉, Little Hector 로 여행을 떠납니다. 

헥터 주 봉은 어마무시한 만년빙하로 둘러쌓여 있기에 특별한 장비와 경험, 기술이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이지만
오히려 그와같은 매그니피선트한 모습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리틀헥터의 등산의 가치는 조금도 뒤지지 않습니다. 

헥터 글래시어는 산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약 3km 정도 뻗어 내려가는 만년 빙하입니다. 많은 산 애호가들이 스키를 매고 빙하횡단 장비를 갖춘 채 찾는 곳이죠. 눈부시게 하얀 빙하와 무시무시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들 사이를 걸어 정상으로 올라갔다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것은 아마도 최고의 성취감을 안겨줄 겁니다. 

우리는 비록 그 곳을 오르지는 않았지만 리틀헥터 봉우리 자연 카페에서 바로 발아래 펼쳐져 있는 빙하의 장관을 바라보며 즐겁게 식사도 하고 낮잠도 자고 노래도 부르고 수다도 떨며, 커피와 와인도 마시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에나비스타 알파인 클럽, 그 이름그대로 최고의 산행이었어요. 

 

각자의 꿈은 달라도 바라보는 것은 한가지, 때묻지 않은 자연의 위대함에 감동하며 그 완전성에 몰입합니다.



Ox eye Daisy 입니다. 록키 노변에 지천으로 흐드러진 이 야생화는 키가 커서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 보이죠. Castle Mt. View point에 터줏대감입니다. 


오늘 우리가 오르는 산 건너편의 발포어 마운틴과 글래시어입니다. 아래에서 보는 이것과 정상에서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가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죠.


록키산 산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스크램블링에 있지 않을까요. 과하지만 않다면 적당한 스크램블링은 삶의 엣지를 느끼게 해주죠. 록키가 지닌 매력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정도 난이도는 이제 보우빈님에게는 식은 죽먹기. 


 모두가 함께하면 확실히 바위 기어오르는 능력이 배가된다는 것. 우선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기에 자신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이 루트는 optional인데 모두들 거뜬하게 통과합니다. 


고마운 Cairn. 초행길이거나 루트가 헷갈릴 때 이것보다 고마운 존재는 없죠. 100% 믿어서는 안되지만. 


  리틀헥터  픽이 해발 3125m/ 표고차 1260m 로 만만한 높이가 아니기에 앞으로도 이런 경사를 상당히 올라야 합니다.


리틀헥터 자체는 그리 스펙터클하지 않습니다. Fairview Mt. 이 그러하듯. 주변경치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죠. 그저 힘이 들고 성가시게 경사가 급한 산일 뿐. 


오히려 주변의 이런 산, Mt. Andromach 같은 산들이 더 드라마틱하고 장엄하고 섬세하기까지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산을 오를 수록 만나는 주변 일대의 풍경이 가히 이 곳은 록키산의 코어 중 하나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막히게 아름답다는 것이죠. 제임스 헥터가 반할만했죠. 


1차 휴식을 취하는 중입니다. 언제나 선두에서 강하게 치고 나가는 보우빈님. 


뭐.. 말이 필요없는 분.. 산에만 오면 에너지가 무한히 솟아나는 분.. 록키의 전설이 되어가는 중..


신중하고 치밀하며 철저한 천생 베필과 함께..


다정하기 이를 데 없는 잉꼬부부. 점점 록키의 진수에 깊이 빠져들고 있습니다.


Gap Peak  산행에서 경험을 얻으신 후 한 주일 만에 완전히 딴사람 되신 듯.. 날렵하고 과감하게 변신. 


모델이 되어 사진찍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중. 


이제 다시 출발..


 리틀 헥터와 andromach 산 사이의 terrain 은 지형이 매우 특이합니다. 우주의 다른 행성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산 중턱에 흐르는 작은 냇물은 물이 떨어진 여행객에게는 오아시스같은 존재죠, 그래도 정수가 필요할겁니다.


이제 정상으로 치고 오르기전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합니다. 


다소 재미없게 생긴, 힘이 무지하게 들것 같은 모습입니다. 아직 600m 정도의 높이를 더 올라야 합니다. 


그러나 주변 경치는 이미 놀라울 정도, 오늘 우리가 만날 최종 그림이 어떠할지 미리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치 순례자들처럼..


하늘 바로 아래 지붕위를 걷는 듯한 이 느낌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죠. 


화성 탐사 ?  뒤로 헥터 글래시어의 bottom 부분이 눈에 확연히 들어오네요. 헥터 마운틴 주봉은 저리로 올라가야 하지요. 


이제 오늘의 마지막 여정, 힘든 오름이 시작됩니다.


경사가 장난 아닙니다.  공포의 자갈 스크리는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그러나 도중에 가쁜 숨을 내쉬며 뒤돌아보면 눈 앞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의 이 풍경.. 


헥터 레이크, 보우픽, 보우 레이크 등등이 보여주는 뷰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어느덧 정상에 다왔군요. 뒤로 헥터 주봉이 글레시어와 함께 힐끗 보입니다.


헥터 글래시어 입니다. 빙하, 얼음강이죠. 


망원으로 당겨보았습니다. 빙하 위로 새 눈이 덮여 있습니다. 저렇게 덮인 눈이 쌓이고 쌓여 빙하의 맨 위층을 새로 형성하죠. 


헥터 주봉의 모습과  헥터 글래시어 전경입니다. 헥터 주봉은 3394m 로 리틀헥터보다 270m 정도 더 높습니다. 많은 크레바스가 보이는군요. 


망원으로 당겼습니다. 이렇게 겉눈이 녹아 있으면 빙하횡단이 쉽지 않습니다. 


이제 반대편 헥터 레이크와 발포아 마운틴, 그리고 빙하입니다. 아름답기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네요.


망원으로 당겼습니다. 펙터 레이크 위의 2층 호수는 Margaret lake, 3층 호수는 Turquoise Lake 입니다. 


지붕위에 올라선 기분.. 구름이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높이에 있어 더욱 높이가 실감납니다.


높이 나는 갈매기 멀리 본다는 얘기처럼 높은 곳에 와서 보는 것은 먼 세상의 아득한 모습들입니다. 


 푸른 하늘, 화창한 햇살 아래 흰 셔츠가 화사해 보였어요.


 높은 꿈을 가진 소녀같이..


언제나 모험을 즐기는 탐험가처럼..


오늘도 어김없이 리틀 헥터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와인 한잔에 커피도 나눠 마시고 즐겁게 식사를 했죠. 햇살이 따스했어요..하늘 바라보고 벌러덩 누워서 오수를 즐기는 산바다님.. 부러울게 없다능.. 


한 시간여의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이제 하산합니다.


 하산의 즐거움은 이런거죠. 세상을 우리들 가슴에 한 껏 품으며 내려가는 것. 



호연지기가 절로 일어납니다. 왕의 마음을 가지는 것. 내가 왕이로소이다 !!


다시 올 날이 있을까 싶어 자꾸 뒤돌아보게 됩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멋진 경치와


노오란 야생화의 이풍경도..


Mt. Andromach 의 장관도 잊지 못할 겁니다.


150여년 전 James Hector 가 헤쳐나가며 감동하고 또 감동했던 곳..


푸른 하늘과 흰구름과 우뚝 솟은 산들 그리고 곧게 뻗은 나무들.. 그 안의 생명들.. 그리고 우리들.. 모두 하나입니다.


자연이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주는 선물..


고고한 멋을 뽐내는 작은 생명들까지..


이 모두를 품어내는 넉넉한 우리의 자연.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살아가야할 우리들


오늘의 이 감동을 영원히 그대들 가슴 속에, 내 가슴 속에.. 

bowbin 16-08-25 12:08
 
Sports계의 우량아들이 대부분 힘만쎄고 intelligence Level  이 낮은경우가 대부분인데
작은세상은 문무를 겸비한분,예술성을 함께한분으로 보여집니다.그런 여유와 함께 산행해야겟다는걸 배웁니다.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산행을 하지만 마음까지 함께하기가 여간 어렵지않습니다.
문화가다르고,철학이다르고 가치기준이다릅니다.하지만 가끔 이런 산뜻한pictures 를보고 큰보상되곤합니다.
감사.감사합니다.
     
작은세상 16-08-25 12:58
 
언젠가부터 남은 삶을 여행하듯 살고 싶었어요.
여행은 공부를 필요로 하죠. 그리고 깨우침, 깨달음, 뭐 이런 것들이 화두가 되었어요.
록키산을 오를 때도 여행하듯 다니려 합니다.
가끔은 빡씨게 제 심장과 근육의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도전도 하지만.

부에나 비스타 클럽에서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모두 문무를 겸비하신 분들이죠.
인자요산이니 어진 성품들이시고 지자 요수니 지혜롭죠.
그래서 산행이 더욱 행복하죠.

보우빈님의 과찬을 감사함으로 받습니다.
왕십리 16-08-25 12:10
 
하늘이... 하늘이 벅찰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이렇게 멋진 사진들로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선명하게 또 떠오르네요. ㅎㅎ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작은세상 16-08-25 12:59
 
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죠.
시간이 멈춘 듯 했어요.
장막을 열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온듯 했죠.
bowbin 16-08-25 12:13
 
그리스신화 시절에
 Hector는 영웅중한명이엇고
Andromache는 그의아내 엿답니다.앤드로머키는 우리식 발음입니다.그옆에Unnamed mt.는 여자친구.
     
작은세상 16-08-25 13:00
 
섬세한 조각품같은 아내와 무뚝뚝해도 의리있고 용감한 헥터..
그런데 여자친구도 장난아니게 멋졌어요^^
뭉게구름 16-08-25 16:13
 
아으 저동네 사진이 작은세상님 카메라에 걸리니, 죽어있던 산감각이 마구 살아납니다.  멋있어요.
     
작은세상 16-08-25 17:02
 
안그래도 올라가면서 뭉게구름이야기 했어요.
한국에서 돌아와 시차가 안맞았는데도 후딱 올라가 잠을 잤다는 ㅋㅋ
전성기의 전설같은 이야기.. ㅎ

요즘 필이 좋을 때 같이 함 갑시다.  ㅎ
올 때 아이스박스 준비해오면  좋겠고.. ㅋ
뭉게구름이 없으니 담당자가 없어 ㅜㅜ
     
뭉게구름 16-08-26 00:15
 
갑자기 빨이 살아나서, 담주엔 허약 산악회 하이킹을 발동하려고 합니다. ㅎㅎㅎ
YYSA 16-08-26 09:15
 
와우
사진과 이를 설명한 작은세상님의 글은 누가보고 들어도 명불허전입니다.

제가 잘모르는 산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설명한 것이 사진과 함께 제 마음에 닸네요
     
작은세상 16-08-26 15:54
 
필이 통했군요. 잘 보아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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