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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01 08:26
[하이킹/등산] 겸손을 배운 cascade 등반기
 글쓴이 : ambler
조회 : 1,720  


그동안 이곳에 글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무심히 넘긴 죄로, 어제 마당에 접속을 할수 없었읍니다. 이유인 즉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잊어버렸더군요... (매우 죄송) 감히 마당님의 도움을 받아 글을 올립니다.

각설하고, 

몇일전, 왕십리님의 cascade 등반기의 사진을 보고, 저도 등반을 하기로 하였읍니다. 왜냐하면 몇년전 하이웨이님과 함꼐 고생한 경험이 있었기 떄문에 꼭 한번 올라가고 싶었읍니다. 다만 기회가 되지 않아 그동안 미루었읍니다. 마치 왕십리님이 그동안 가지 못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허나, 제가 어제 배운 것은 겸손 그 자체였읍니다. 

앞만 보고, 그냥 쉬지 않고 올라간 제 자신에게 몇번이나 되돌아 내려와서 다시 길을 찾아 올라가는 제 모습에서 아직도 건방지고 제멋대로인 제 자신을 무척이나 반성하게 되었읍니다. 그리고 다시 왕십리님의 아래 캐스캐이드 등반기를 읽으니, 이해가 되었읍니다. 그러나 변명을 하자면, 어제는 등반하는 동안 거의 구름과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못해서 매우 어려운 등반이었읍니다. 

처음 하이웨이님과의 등반에서 실수한 오른측 등반길을 선택한 저로서는 매우 즐거운 마음으로 timberline 까지 잘 올라갔읍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길을 오른쪽으로 잘못 들어서서 그냥 돌밭길을 만나 timberline이 끝나는 지점까지 치고 올라갔읍니다. 처음으로 돌밭사이로 고생하였읍니다. 사실 시야가 멀리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정상이나 ridge line이 잘 보이지 않아 더욱 고생을 했읍니다. 

ridge line 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다시 길을 만나고, 그곳에서 처음 황당한 절벽 (첫 false summit)을 만나고, 다시 오른측으로 되돌아 올라가기 시작했읍니다. 마지막 false summit 을 만나기 까지 한 5번 정도의 절벽을 만났던 것 같읍니다. 그떄마다 다시 내려가 오른쪽으로 되돌아서 올라갔읍니다. 최종적으로 마지막 false summit 을 만나고 포기하고 돌아가려고 하려다, 다시 내려가서 오른측으로 암벽을 타고 내려가서 최종적으로 등반을 마쳤읍니다. 암벽을 타고 내려올 떄는 거의 죽음이었읍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상을 올라갈 떄에는 아래에서 보이는 정상이 마치 자기가 올라가려는 정산인 것 처럼 보인다. 그래서 항상 앞만 보고, 그 정상을 항해서 그냥 돌진하는 것이다. 그것이 잘못된 길이라 할지라도 일단 그곳에 올라가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지난 날이었던가? 그냥 산을 올라가면서도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이 마치도 잘못 살아온 삶이 아니었는가 하고 심각하게 반문해 보았다. 왜 혼자 산을 탈 떄에는 뒤를 돌아보지 않을까? 왜 무조건 앞만 보고, 그냥 돌진하게 되는가? ...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좀좀 뒤도 좀 돌아보면서 올라가는 것은 어떨까?

너무 구름, 안개가 많아서 올라갈 때 아무도 만나지 못했는데, 최종 정상을 약 100미터 남겨둔 상태에서 두명의 아리따운 여성 등반객을 만나 너무 반가웠읍니다. 사실 올라오면서부터 날씨탓인지는 모르지만 아무도 못 만났고, 그 두분이 처음이었읍니다. 도대체 몇시에 올라온 것인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였읍니다. 역시 캐나다는 여성이 앞선 나라입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진을 찍지도 못했지만, 휴대폰으로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었읍니다. 


정상에서 식사를 마친 후에는, 정상의 좌측은 구름바다, 오른 쪽은 화청하게 변하였고, 아래를 내려다 보니 내려가는 길이 보였다. 올라올 때는 전혀 보이지 않던 길들이 보였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 길들이 보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곳에 더 멀리 길들이 보이자, 갑자기 마음이 뭉클하였다.
 
마치 신이 우리 인간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인간이 거미들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 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많이 배운 사람이, 경험이 많은 사람이, 돈이 많은 사람이, 나이가 많이 든 선배가 그렇지 못한 부족한 후배에게 느끼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내가 만약 올라가는 길을 정확하게 알았더라면, 아니면 올라가는 길을 알려주는 선배가 있었더라면, 아니면 조언을 해주는 친구가 있었더라면... 겸손 그 자체를 배우게 되었다. 
내려오는 동안 줄곧 많은 시행찾오들이 있는 등반 길을 바라보면서, 지금 몇몇 등반객들이 잘못된 길을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들도 어쩌면 내가 격었던 착오를 격어가면서 올라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려오는 길이 그들과 너무나도 아래로 있어 그들에게 알려주지는 못했지만, 아마 그들도 고생을 하면서 내가 껵었던 여러가지 상념들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
 
등반을 마치고, 왕십리님의 사진에서 보였던 계곡물에 다리를 담그면서,  "아, 마당에 저의 부족한 등반기를 다시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읍니다. 그래서 겸손하지 못한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면서 몇가지 cascade 등반의 팁을 드립니다. 

1. 가능하면 (아니 무조건) 오른쪽으로 가라. 약간의 사람의 발자국이 보인다면 무조건 오른쪽으로 가라.
2. 절대로 ridge line으로는 올라가지 마라. 항상 절벽을 만나고, 절대로 건너가지 못한다. 
3. scambling을 하는 구간에는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떄에도 무조건 올라가지 말고 오른측으로 이동하라. 그러면 얻을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내려오는 길에 첫 false summit을 바라본 모습이다. 중간부분에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보이고, 아주 아래 오른쪽 부분에도 오른쪽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내려올떄에는 바로 이길로 내려왔다.


이상. 
 
끝으로, 이렇게 다시 시작된거 올 여름 밴프의 또 다른 아이콘인 템플을 다음주에나 올라가야 겠다.  


왕십리 16-08-01 11:03
 
반갑습니다. 그리고 축하드립니다. ^^

일요 단독 등반을 하셨군요. 예전에 Cascade 2nd peak Korean route를 개척하셨던 이야기가 아직 생생한데,
드디어 주봉을 오르셨네요. 혼자서 가볍게 다녀오신 듯이 보입니다. 12시 반에 정상에 도착하신걸 보니 시간도
상당히 빠르셨군요. 전 혼자서는 못가요. ㅎㅎ
언젠가 함께 산행할 기회가 있어야 할텐데요. 마음으로 기다려봅니다.
     
ambler 16-08-01 13:29
 
감사.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등산 코디네이터로서 최고입니다. 같이 갔었어야 되었는데.
다음에 다른 산 같이 한번 가입시다. 그동안 소원했는데.. 언제 일요일날 한번 코디 하시죠? 좀 멋진 산으로.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시냇물에 발 담그는데 10초 이상을 못 담글 정도로 춥던데.. 정말 머리까지 쭈삣 했읍니다.
bowbin 16-08-02 15:42
 
산행후기를 읽고 그냥 지나치는것보다 독후감을 말씀드리는것이 좋겠다 싶어서 참여합니다.
1.저는 일단제의견에 이의를달거나 반대하는사람이 싫습니다 무척!
  왜냐면 대부분이 반대를위한 반대를하거나 그대안이 신통치않은경우가 대부분였습니다.
    하지만 아주가끔은 반대의견이 더 구체적이고 합리적이란걸발견하게됩니다.
2.여러명의 선각자들이 cascade  를등반하고  web site 에 route 를recommend  한것을보면
 Stay on the left of ridge, there is a road on the side but dont go side trsverse. 이렇게 표현했고 저또한체험했고
 공감합니다.
3.solo hiking  이 필요한사람은 운동을 오직목표로 하는사람 그리고 살다보면 고독해지고 싶을때가 있겟지요.
  그기간이 너무오래가면 오히려 않좋을수도있고 또 곰도 무섭잖아요.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반대를위한 반대가 절대아니고 우정어린 이견으로받아 주시기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작은세상 16-08-02 20:55
 
앰블러님 일요산악회를 발동하셨군요.
다음부턴 여기에다 공지를 내세요.

솔로 등산의 짜릿한 기분은 해본 사람들만 알죠. 온갖가지 상념이 일어나죠.
소설같은 이야기에 극적인 미화에 ㅋㅋ 근데 그게 다 자뻑이라는 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솔로 등산이 그립습니다. 혼자 다니던 때의 그 자유로움같은거..
     
ambler 16-08-02 21:03
 
하하... 자뻑.. 들켜버렸네... 작은세상님 말이 맞읍니다.

그냥 이산 저산 산보다니다가, 한번 자뻑 했읍니다. 기분 좋았읍니다. 고생만 안했서도 글 안올리는 건데... 너무 약이 올라서 올렸읍니다.

다음 주, 탬플 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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