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이킹, 등산, 스포츠 등 여가활동에 관한 글들을 자유롭게 올려 서로 정보를 나눠갖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6-02-07 19:26
[스키/보드] Golden Huckleberry Loppet
 글쓴이 : 마당지기
조회 :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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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두번째 대회 Huckleberry Loppet을 마쳤다. 목표했던 기록에 한참 못 미치기는 했지만 즐거운 하루를 멋진 곳에서 보내고 돌아왔다.

 

이대회는 처음 참가해 보는 대회다. 캘거리 대학의 노르딕 마스터 팀에서 공식 참가를 결정해서 참가를 하게 되었는데 멋진 트레일과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드러나는 멋진 대회였다. 이대회를 참가하기전 내가 가지고 있던 정보는 아주 작은 것이었다. 골든이라는 록키 산중의 작은 도시의 스키 리조트에서 열리는 대회, 참가자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 참가자들의 기록은 아주 좋다는 것. 트레일이 잘 관리 되어 있다는 것 정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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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코스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었고 다만 마스터 팀에서 함께 훈련하는 한 친구가 2년전 참가했던 경험을 전해 들은 것이 전부였다. 초반 8km 정도의 다운힐에 후반 7km 정도가 업힐이라는 것. 30km 코스는 15km 코스를 두번 돈다는 것. 그래서 초반 다운힐에서 너무 힘을 빼지 말고 후반 업힐을 위해 좀 체력안배를 하라는 것. 극히 적은 정보로 나름 대회 계획을 세웠고 꼴찌할 것이 분명하지만 3시간 15분 정도의 목표도 세웠었다. 그런데 2주전 넘어지면서 (내 친구들이 알고 있는 그 사건) 다친 허리가 여전히 불편하게 한다. 통증이 여전하고 나을 조짐이 보이질 않는다. 대회 2틀전까지 고민을 하다가 목요일 저녁 대회 오가나이저에게 이멜을 보냈다. 30km로 등록한 것을 15km로 바꿔달라고. 아쉬웠지만 집 공사를 위해 앞으로도 허리를 혹사시킬 것이고 또 3주후에 쿠키레이스에도 참가를 해야하기에 코스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결정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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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회 목표가 다시 바뀌었다. 이제 15km를 1시간 30분내에 타는 것으로 목표를 정하고 참가를 했다.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1시간 34분 58초. 목표보다 5분 정도를 넘겼다.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여진히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대회 전날 꽤 많은 눈이 내렸다. 밤새 내린 눈으로 대회전 트렉세팅을 한 트렉은 완전히 눈으로 덮여 있었다. 대회 시작 직후 까지도 눈은 펑펑 내렸다. 새로 세팅한 트렉위로 거의 7 – 8cm 정도의 눈이 덮여 있었다. 기온은 영하 1 – 2도 정도 였고 새눈으로 인해 킥 왁스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분명 새 눈이 킥 왁스에 달라 붙을 것이고 트랙은 슬로우 할 것 이었다. 마스터 팀 코치가 스크래퍼를 꼭 가지고 참가하라고 조언한다. 코치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면 아주 고생을 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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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대회는 시작되었고 몇백미터 가지도 않아 킥 왁스에 눈이 달라 붙어 더 이상 스키를 탈 수 없을 지경이 되고 만다. 스키를 힘껏 차면 눈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내 곧 다시 달라 붙는다. 결국 트레일 옆으로 빠져 스키의 눈을 스크래퍼로 긁어 내고서야 좀 탈만했다. 대회 시작후 곧 눈은 그쳤고 햇살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반 다운힐 부분에서는 추월하려는 사람들이 서로 얽혀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킥 왁스에 달라 붙던 눈은 다운힐 트랙에서는 쉽게 밀려나 그럭저럭 속도를 내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진만 다시 평지로 들어서고 앞선 선수를 추월하려고 트랙에서 벋어나 중앙부근으로 나오면 바로 눈이 달라 붙기 시작한다. 이렇게 초반 3, 4 km는 달라 붙는 눈과의 싸움이었다. 두번 서서 눈을 긁어냈고 다시 달려야 했다. 중반 이후 후반 오르막에서는 조금씩 달라 붙는 눈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듯도 했다.

 

대회에 참가하면 초반 2, 3km 정도는 언제나 힘이 든다. 아직 몸이 달리는 모드로 전환되기 전 달릴 것을 중단하라는 신호를 계속 보내는 저항기다. 그런 몸의 저항도 그 2, 3km를 지나면 호흡도 되돌아 오고 달리는 것이 편해진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는 그 저항기가 아주 길었다. 거의 6, 7km 를 지날 때 까지도 내 몸은 달리는 것을 그만 두라는 신호를 계속 보낸다. 그냥 주저 앉아버리고 싶고 집에 가고 싶다. 왜 이리도 힘이 든지 모르겠다. 걱정했던 허리 통증은 오히려 없었다. 아마도 아침에 먹은 아드빌의 효과일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몸의 전체적인 컨디션은 이제까지 대회에 참가한중 최악이었다. 힘은 없고 달릴 의욕도 생기질 않고 숨은 여전히 턱까지 차 오르고. 정말 그냥 주저 앉아 버리고 싶은 지경이었다. 지난 2틀간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영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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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전 걱정했던 후반 오르막이 이번엔 오히려 더 쉬운 구간이 되어주었다. 8km 다운힐 구간이 끝나는 무렵부터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내 몸의 저항은 드디어 물러섰다. 숨쉬기도 편해지고 언덕을 오르는 리듬도 살아나고 다리에 힘도 다시 돌아왔다. 이제야 스키를 타는 느낌이 나는 것이다. 다운힐 구간에서 나를 추월했던 몇몇 선수들을 업힐 구간에서 따라 잡고 추월했다. 그 중에는 의외의 선수도 있었다. 함께 참가한 산바다님이 내 앞에 있는 것이다. 트랙에서 벋어나 옷을 벋고 있었다. 산바다님을 추월하고 나는 아주 기쁜 마음에 업힐을 오를 수 있었다. 산바다님은 30km를 달릴 것이고 목표는 3시간 이내라고 했었다. 그렇다면 15km 첫 랩을 1시간 30분 이내에 달려야 하는 것이다. 산바다님은 GPS 시계를 차고 달렸기에 패이스 조절을 하면서 달리고 있을 거라고 짐작을 했고 내가 산바다님을 추월했다는 것은 어쩌면 내 패이스가 내가 짐작했던 것 보다 나쁘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했던 것이다. 레이스 중반까지 몸이 풀리지 않고 너무 힘들어 애초에 목표했던 1:30:00은 이미 오래전에 포기하고 달리고 있었다. 이 기쁨은 골인 지점을 통과하고서 착각임이 곧 드러났지만 그 순간에는 희망을 주었고 15km 지점까지 산바다님이 나를 다시 추월하지 않는 것에 골인 직전까지는 1:30:00의 목표를 이루었을 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그것은 착각이었고 산바다님은 스키에 달라 붙는 눈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골인후 확인한 공식 기록은 1시간 34분 58초. 평균 6:18/km 정도의 패이스였다. 예상보다는 저조했지만 대회 당일 트레일 상황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결과도 아닌 것 같다. 매번 대회를 참가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 이번 대회에서는 따듯한 기온에서 새눈이 왔을 때 어찌 대처해야 할지 숙제를 내 주었다. 왁스 선택의 어려움과 레이스 도중 대처하는 요령도 다시 느꼈다. 스크래퍼를 꼭 가지고 타야하고 눈을 긁어 낼때는 스키를 벋지 말아야 하는 것도 이번 대회중 다시 느낀 것들이다. 산바다님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스키의 눈을 긁을 때 스키를 벋었다는 것이다. 다시 스키를 신으려고 하는데 눈이 바인딩에 얼어 있어 어려움을 주었던 것이다. 나는 이런 경험이 전에 있었기에 스키의 눈을 긁어낼 때 스키를 벋지 않고 긁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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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함께 참가한 산바다님은 3시간 6분을 기록했다. 그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언제 맥주잔을 함께 들며 더 많은 대회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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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아쉬움도 있지만 대회를 참가하는 것 만으로도 커다란 기쁨이다. 달리는 중에는 너무 힘들어 주저 앉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그 유혹을 이겨내고 대회를 마치는 기쁨이 너무도 기분 좋다. 함께 하는 다른 선수들의 멋짐 모습을 감탄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멋진 록키의 산중에서 달리는 것 또한 커다란 기쁨임은 당연하다. 이제 올 스키 시즌도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접어든다. 3주후의 쿠키 레이스를 마치면 곧 3월이고 점차 녹아 없어지는 눈에 아쉬워 할 것이다. 남은 시즌, 남은 대회 신나게 즐겨야 겠다.


왕십리 16-02-07 19:50
 
애쓰셨어요.. 두 분 모두.
축하드리고 언제 모여서 자세한 이야기 보따리 들려주세요.
     
마당지기 16-02-07 20:32
 
파라다이스 밸리는 좋았나요?
이야기 보따리는 맥주 한잔과 맛교환입니다. 맥주한잔이 준비되셨을 때 연락주십시오. ㅎㅎ
          
왕십리 16-02-07 20:51
 
우씨.. 지금 튕기시는 시츄에이션인가요. ㅋㅋ
저희는 인원이 너무 적고 하이웨이 컨디션이 미져러블해서 방향을 Shark로 돌렸습니다.
금요일에 그루밍했다던데, 금요일 밤부터 내린 눈이 엄청 수북해서 눈밭을 돌다가 왔습니다.
완전 설국이었죠.
청솔 16-02-07 21:38
 
두분 완주를 축하합니다.
자랑스럽기도 하구요?
     
마당지기 16-02-07 23:14
 
고맙습니다.
청솔님도 클래식 스키 하나 장만하시고 대회에 같이 나가심이?
뭉게구름 16-02-07 23:46
 
맥주먹을때 불러주세요. 맥주한잔을 사고 얘기를 듣기로 하죠. 재미없으면 밥상 다 엎을거임. 쿄쿄쿄
작은세상 16-02-08 12:50
 
real Canadian 의 모습.. 즐겁게 완주하신 결과에 축하를 보냅니다.
허리는 침 맞으러 오세요^^

눈이 멋지게 내렸네요. 눈이 그리워..ㅎ
달팽이 16-02-08 14:31
 
도전하는 모습과 즐기는 자세에서 참 많이 배웁니다.
이번 주도 날이 너무 포근해서 크로스컨츠리 갈 수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후기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찾고 있습니다.
저도 뭉게님 처럼 맺주 한 잔과 이야기를 교환하겠습니다. ㅓ는 재미없으면 밥상이 아니고 술상을 살짝 , 소심하게 , 움직일 것입니다. 멋진 모습에 박수를 보내면서....
Sharp 16-02-08 20:32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역시 x-country 는 자연과의 싸움이네요. 어떤 면에서는 자연에 너무 민감한 종목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즐기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초다툼을 하기에는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네요. 그냥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두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마당지기 16-02-08 21:57
 
많은 분들의 응원, 고맙습니다.
대회에 나가는 것은 그 나름 크로스 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방법중에 하나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거죠. 암튼 이제 올시즌 대회는 하나 더 남았습니다. 3주후에 있을 쿠키레이스는 어찌 즐길지 지금부터 고민중입니다.
SanBada 16-02-09 22:48
 
응원해 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30km를 3시간6분에 마쳤읍니다. 6분11초/km
멋진곳에서 좋은 경험을 한 로펫였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맥주 사야 나옵니다..ㅋㅋㅋ
3주후에 있을 쿠키레이스에는 42km에 3시간40분 도전합니다. 가능할까 모르겠네요???/
아무튼 도전합니다.....
     
뭉게구름 16-02-09 23:39
 
맥주로 귀결되는것은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첫라운드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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