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이킹, 등산, 스포츠 등 여가활동에 관한 글들을 자유롭게 올려 서로 정보를 나눠갖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6-01-25 22:10
[스키/보드] 2016 Lake Louise To Banff Loppet
 글쓴이 : 마당지기
조회 : 2,579  

Y80_0659CS

 

멋진 하루를 록키에서 보내고 돌아왔다. 매년 크로스 컨트리 스키시즌이 찾아 오면 2,3곳의 대회에 참가를 한다. 그 대회들중 첫 대회인 Lake Louise to Banff Loppet. 대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레이크 루이스에서 밴프까지 달리는 대회다. 전체 코스 길이가 72km인데 이를 최대 6명의 주자가 릴레이로 달리거나 혼자서 전체 코스를 모두 달릴 수 있는 대회다. 지난 2 시즌 이 대회에 참석을 했고 올 시즌에는 6명의 친구들이 팀을 만들어 참가를 했다. 멋진 산속의 트레일에서 스키를 타고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팀의 동료들을 응원하며, 또 다른 참가자들의 멋진 퍼포먼스를 즐기며 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친구들과 함께 보낸 하루를 몇장의 사진에 담아 보았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내가 달리면서 찍은 동영상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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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경치를 보면서 스키로 달린다. 정말 행복이 넘친다. Morant’s Curve


내 사진은 청솔님이 찍어 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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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주자와 터치하는 포인트까지 약 300미터 정도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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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바로 앞에서 달리던 주자가 넘어 졌다. 미안하지만 추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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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주자인 산바다님. 환한 미소가 오늘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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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주자 마이클님과 터치하는 산바다님. 우리팀의 넘버는 ‘M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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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달려 나가는 세번째 주자와 자신의 몫을 최선을 다해 마무리한 두 선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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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예상 기록보다 좋은 기록으로 2 구간을 달린 마이클님. 역주로 지친 모습과 최선을 다한 후의 기쁨이 얼굴에 함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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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간 중간 지점인 케슬 정션을 지나는 산바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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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주자 뭉게님의 역주. 최근 팔의 부상으로 힘들어 했지만 가진 모든 힘을 다해 달린다. 오늘 코스중 가장 힘든 4군간을 맡은 뭉게님은 그 특유의 언덕오르기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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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주자인 조셉님과 이제 막 자신의 구간을 마친 뭉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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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A 하이웨이에서  바라보는 Castle 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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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자 청솔님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 머리도 짧게 잘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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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주자 조셉님이 언덕을 힘차게 뛰어 오르고 있다. 이 구간은 스키로 달릴 수가 없어 스키를 벗어 들고 뛰어야 하는 구간이다. 그의 얼굴 표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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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구간을 힘차게 달려 나가는 청솔님. 우리팀의 최연장자이면서도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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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피치를 올려 골인점으로 달려온다.

 

대회전 우리는 각자의 목표가 있었다. 나는 내 구간 21.3km를 2시간 내로 타는 것을 목표로 세웠었다. 그러나 마음 속에서는 1시간 55분을 깨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결과는 1시간 58분. 세웠던 목표는 달성했지만 마음속 욕심은 채우지 못했다. 그래도 전날 허리를 좀 다친후 대회 내내 허리가 아팠던 것을 생각하면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다. 기록에 못지 않게 친구들과 멋진 산중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풍족한 성과를 거둔 것이니 기록에 대한 욕심은 정말 욕심이다.

 

팀 전체적으로도 애초 7~8 시간 정도의 기록을 예상했는데 최종 기록은 6시간 53분이었다. 모두들 각자의 예상보다 좋은 기록들을 세운 것이다.

 

내년에는 좀더 재밌고 멋진 레이스를 펼치기로 하고 와인잔을 들었다. 수고한 팀원들 모두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각 선수/구간별 기록이다. 각 구간마다 오르막/내리막 등 특징들이 달라 기록을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참고용으로 남긴다. 


1 구간 (21.3 km) : 1:58:00 (5:32/km) / 마당

2 구간 (9.7 km) : 1:01:00 (6:17/km) / 마이클

3 구간 (12.9 km) : 1:14:00 (5:44/km) / 산바다

4 구간 (6.6 km) : 0:38:00 (5:46/km) / 뭉게

5 구간 (9.9 km) : 1:05:00 (6:34/km) / 조셉

6 구간 (11.4 km) : 0:57:22 (5:02/km) / 청솔



청솔 16-01-25 22:40
 
정말 사진들이 너무 잘나왔습니다.
이 대회를 참가할수있게 주선하신 마당님께 감사하며
회원님들의 응원에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마당님 동영상 보니까 거의 부레이크없이 전력 질주를 하셨군요.
대단합니다.
     
마당지기 16-01-26 00:30
 
청솔님 마지막 피니쉬 역주,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키로당 5분 페이스도 경이롭구요.
          
뭉게구름 16-01-26 01:16
 
예, 노익장의 진수라고 할만합니다. 대단뽕.
작은세상 16-01-25 22:58
 
Wow ! ! Beautiful !! awesome !!! excellent !!!
you guys deserve to be proud of yourself !!

짝짝짝 !! 온 마음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자들의 마땅한 인생 보람이죠.

팀웍 짱 ! 경치 짱 ! 기록 짱짱 !! 사진 짱짱 짱 !!!
     
마당지기 16-01-26 00:37
 
박수와 응원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제 2의 팀을 만들어서 출전하심이?
          
뭉게구름 16-01-26 01:17
 
저는 내년엔 혼자 나갈거 같아요. ㅎㅎㅎ (그 70세드신 할머니를 제치고야 말거야!)
뭉게구름 16-01-26 00:17
 
아흐, 또 한번 하고 싶네요. 정말 좋았던 날.  낑기게 해준 마당님께 감사. 사진을 보니 옷을 존거 하나 사야되겠다 그런 생각...
     
마당지기 16-01-26 00:38
 
쫄쫄이 바지랑 멋진 옷 한벌 장만하세요. ㅎㅎㅎ
마당지기 16-01-26 00:35
 
제가 구간 기록 및 키로당 페이스를 올리기는 했는데 저 숫자에만 너무 관심을 갖지는 말아 주세요.

일예로 제가 5분 30초 대의 페이스인데 저게 처음 5키로가 완전한 다운힐입니다. 거저 먹고 들어가는 저죠. 평지에서는 평균 6분대로 달렸습니다. 그리고 조셉님의 5구간이 아주 힘든 구간입니다. 보우강변의 자연 생태 보호구역을 통과하는데 그 곳은 그루밍 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사람이 눈신으로 다지고 스키로 트렉 세팅을 해놓는 곳입니다. 울퉁불퉁 트레일도 엉망인 곳이구요. 당연 속도를 낼 수 없는 곳이죠.

그럼에도 청솔님의 기록은 아주 독보적입니다. 정말 불꽃같은 투혼으로 달리셨죠.
     
뭉게구름 16-01-26 00:42
 
그러자나두 저두 저의 페이스를 계산했었는데, 연습때 6분 25초정도였는데, 실전때  훨씬 잘 나와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젠 페이스 기록을 재면서 스키를 타기로---그게 훨씬 재미남 ㅎㅎㅎ
     
뭉게구름 16-01-26 00:44
 
ㅎㅎㅎ 그리고 조셉님은 페이스기록에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제가 훨씬 더 늦게 도착할줄 알고 준비를 안하고 계시다가 3분을 까먹음. 푸하하하하하!
          
마당지기 16-01-26 00:52
 
ㅎㅎㅎ 맞어요. 뭉게님이 아직 올 시간이 안됐다고 여유 부리다가 짠 나타난 뭉게님에 놀라 부랴부랴 옷 벗고 스키 신고.... 그건 마이클님도 마찬가지 제가 도착했는데 아직 옷도 안벗고, 한 1분은 까먹었을 겁니다.
               
뭉게구름 16-01-26 01:00
 
보니까 어떤 팀은 한 10분까먹더라구요 ㅎㅎㅎ
뭉게구름 16-01-26 01:18
 
죠세프님의 사진은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는 마력을 보여줍니다. 베스트 픽!
     
Sharp 16-01-26 15:14
 
아. 마지막 구간에 짧은 언덕을 스키를 들고 뛰어야 했습니다.  레이스 내내 뒤에 사람이 없었는데 막판에 갑자기 나타나서 나를 추월할까봐 놀라서 더 뛰었던 것 같아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아직도 레이스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계속 그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왕십리 16-01-26 01:55
 
어휴! 대단한 분들.
무사히, 즐겁게, 쿨하게 릴레이를 마무리 하신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다들 목표와 계획(?) 이상으로 성과를 거두신 것도 함께 기뻐해드릴께요. ㅎㅎ
당분간 다들 "기고만장"으로 가는 거겠죠? 
그리고 뭉게님까지 선수복장으로 가시면......  (난 선수복장 입어도 숏다리라 그게 그거니깐..)
천.하.무.적!

사진들 속의 표정들이 너무 밝고 천진스럽군요. 보기 너~무 좋아요.
     
작은세상 16-01-26 02:02
 
거봐여.. 내가 모랬어요? 기고만장 모드라고 그랬져.. 선수복장 쫄쫄이.. 혼자 타니 어쩌니.. 5분대에 저쩌고.. 
흠.. 흠.. 그래도 모.. 보긴 좋네 ㅋㅋ
왕십리 16-01-26 13:39
 
선두그룹인 다른 팀이나 개인 기록들을 보니 정말 대단하군요.
여자 65+ 그룹의 선두(개인) 기록이 5:48:00이네요. 뭉게님이 할머니들을 경계하시는 이유를 알거 같아요. 와우.
그리고 남자 개인 1등과 그룹 1등(여자팀)의 기록차이가 겨우 1초차예요.
이 릴레이의 기록들을 보면서 이 대회도 참 재미난 경험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리고 Skierbob의 사진들 중에 마당님도 깜짝 등장하는군요. ㅋㅋ
     
마당지기 16-01-26 18:44
 
정말 재밌다니깐요. 한번 해보시라니까요... ㅎㅎㅎ
캘거리대학에서 함께 훈련한 친구들이 많이 참가를 했더라구요. 그 Risto라는 친구도 함께 훈련하는 친구구요. 얼쩡거리다 보니 사진에 찍혔네요. ㅋ
     
뭉게구름 16-01-26 23:10
 
완전 인조인간 할머니죠.  그 할머니는 키도 아주 조그마안 68세였었죠.  남자 개인 1등은 스케이크스키를 가지고 계속 더블 폴링한 사람이라고 하고, 그 3인조 여자 팀 일등은 매일 스키만 타는 매니아들이라고 합니다. 한분은 캐나다 싸이클 대표 올림피안이고, 한분은 스키 코치라는 얘기를 어깨넘어 들은거 같습니다.
          
왕십리 16-01-26 23:52
 
아휴, 완전히 '꾼'들이었군요.
그들하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ㅋㅋ
Sharp 16-01-26 16:53
 
아! 나의 피같은 3분 30초.
아직 나는 이런 레이스에 전력을 다할만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뭉게님을 기다리다가 화장실에서의 코메디사건을 보고 긴장이 풀렸는지 여유있게 마당님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뭉게님이 나타나셨다. 허겁지겁 뛰어가서 스키를 신으려는데 아! 이게 마음이 급하니 안들어간다. 끼어있는 눈을 털어내고야 간신히 신었는데 이번에는 웃도리를 벗고 타려고 마음먹고 있어서 옷을 벗으니 장갑도 같이 벗겨진다. 다시 장갑을 찾아 끼니 나의 금쪽같은 시간이 3분은 흘러간 듯. 그사이 뭉게님이 열심히 추월했을 세팀정도가 지나가 버렸다. 아이고! 이걸 어쩌나! 우리팀에 막심한 손상을 입혔다.
그사이에 지나간 선수를 따라 잡으려고 스키를 박차고 나간다. 마음이 급하니 발란스가 자꾸 깨지고 숨은 목까지 차온다. 앞의 선수는 보일락 말락하고. 내가 타는구간은 항상있는 트랙구간이 아니고 대회를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 옆 나무숲 사이의 좁은 구간이라 도로쪽으로 급하게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하는데 그만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 이런 망신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서니 앞은 선수는 이제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뒤에 있는 선수에게 추월을 당하지는 말아야지 .. 목표를 하향조정하고 다시 달린다. 뒤에 사람이 있는지 돌아볼 여유도 없다. 팀에 더이상의 누를 끼지면 안되니까. 그러다가 급하게 꺽인 내리막에서 다시한번 넘어지고 말았다. 하늘이 노랗다. 허겁지겁 일어나서 뒤돌아볼 틈도 없이 나갔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기를... 내 뒤에 선수가 없기를 기도하면서 숨이 목까지 차오르게 다시 달린다. 은근히 언덕을 꾸준히 올라간다. 이제 숨은 더이상 차지 않는다. 그동안 네차례의 훈련을 통해 심폐기능이 향상되었나 보다. (최 코치님 감사합니다.)
이제 도로를 크로스한다. 도로에 계신 발런티어분이 3km 남았다고 한다. 철길을 지나니 황량한 벌판이 나온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비포장이다. 트레일이 있으나 사람이 다져논 것이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벌판 두개를 지났다. 트레일이 꺽어져서 작은 언덕을 올라가는데 자연스럽게 뒤가 보인다. 내뒤 500m 정도의 벌판에 따라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안심하고 숲으로 들어간다. 숲속의 트레일은 더 가관이다. 대충 엉금엄금 기어가는 트레일이 한 1.5km 이상 되는것 같다. 이제 끝이 보인다. 차가 보이고 언덕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 결국 다 왔구나.
안심하고 들어서는데 갑자기 스키를 벗고 뛰어 올라가라고 한다. 이게 왠일.. 손이 떨려서 스키가 잘 안벗어지는데 갑자기 뒤에 선수가 있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뒤에 사람이 없었는데 언제 쫓아 왔지.. 스키 벗는데 30초이상 허비한 듯. 급하게 뛰어오르니 다음 선수인 청솔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드디어 끝났구나! 
9.9km를 앞뒤에 사람없이 혼자 달리고 처음에 3분을 지체하면서 지나가버린 선수들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더이상의 추월을 당하지 않았음에 안심하고 시계를 보니 50분에 뭉게님이 왔는데 55분이다. 아쉽다. 피같은 3분30초를 허비하지 않고 2번이나 넘어지지 않았으면 1시간이내도 가능 했을텐데... 팀에 누를 끼치다니...
내년에는 55분에 들어오자.. Yes, you can!
     
왕십리 16-01-26 18:25
 
오홋! 이거 완전 실감나게 읽었습니다.
애쓰셨어요.
     
마당지기 16-01-26 18:41
 
Sharp님 멋진 하루를 함께 보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그렇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누가 빨랐고 누가 느렸고는 그저 우리끼리 수다거리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 뭐 우리가 올림픽 나갈 선수도 아니잖습니까. ㅎㅎㅎ
애쓰셨고 함께 팀을 이뤄 함께 놀아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니 함께한 5분 모두 고맙습니다.
     
뭉게구름 16-01-26 22:36
 
ㅎㅎㅎㅎㅎㅎㅎ 이거 아주 실감나는 후기네요. 들고뛰시는 사진은 완전 압권!
Sharp 16-01-26 20:03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세운 개인 최고 기록!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어제 저녁에 예정된 모임에 참석 하느라 혼자 눈 내리는 길을 운전하며 밤 12시 반에야 동료들이 묵고 있는 레이크루이즈의 호텔에 도착했다. 몇 분이 기다려 주셔서 한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을 청했다. 청솔님의 자연산 송이짱아치 이야기는 매우 자극적 이었다. 남들은 평생 한번도 못 먹는 자연산 송이로 짱아치를 만들어 반찬으로 드신다니! 언젠간 얻어 먹으리라 다짐하면서 잠을 청하지만 내일 레이스에 대한 설렘으로 쉽게 잠들지 못한다.
 새벽 6시에 첫번째와 두번째 주자인 마당님, 마이클님이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동료애를 발휘하여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라면과 계란 후라이 그리고 삶은 계란 까지 준비하여 충분한 영양보충을 시켜 드렸다.  나머지 동료들은 9시에 나간다기에 다시 잠을 청하다가, 좀 일찍 일어나면 벤프에 있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일어나 라면을 끓여먹고 길을 나섰다. 벤프에서 보우벨리 파크웨이로 올라오는데 벌써 몇 명의 스키어가 지나가고 있다. 아니 벌써! 저 스키어들은 인간계의 선수가 아니다.
내 차례가 되어 뭉게님을 기다리다가 화장실에서의 코메디사건을 보고 긴장이 풀렸는지 여유 있게 마당님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서 노닥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뭉게님이 나타나셨다. 아니 벌써! 우리 팀에도 외계에서 온 선수 가 있었다.  허겁지겁 뛰어가서 스키를 신고 출발 하니 그사이 뭉게님이 열심히 추월했을 세팀정도가 지나가 버렸다. 아이고! 이걸 어쩌나!
머뭇거리는 사이에 지나간 선수를 따라 잡으려고 스키를 박차고 나간다. 마음이 급하니 발란스가 깨지고 숨은 목까지 차온다. 앞의 선수는 보일락 말락 하고. 내가 타는 구간은 항상 있는 트랙구간이 아니고 대회를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 옆 나무숲 사이의 좁은 구간이라 도로쪽으로 급하게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한참을 가는데 앞에 있는 선수는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뒤에 있는 선수에게 추월을 당하지는 말아야지. 목표를 하향조정하고 다시 달린다. 은근히 언덕을 꾸준히 올라간다. 이제 숨은 더 이상 차지 않는다. 그 동안 네차례의 훈련을 통해 심폐기능이 향상되었나 보다. (최 코치님 감사합니다.)
이제 도로를 크로스한다. 도로에 계신 발런티어 분이 3km 남았다고 한다. 철길을 지나니 황량한 벌판이 나온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비포장이다. 트레일이 있으나 사람이 다져 논 것이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벌판 두 개를 지났다. 이제 꺾어져서 작은 언덕을 올라가는데 자연스럽게 뒤가 보인다. 내뒤 500m 정도의 벌판에 따라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안심하고 숲으로 들어간다. 숲 속의 트레일은 더 가관이다. 대충 엉금엄금 기어가는 트레일이 한 1.5km 이상 되는 것 같다. 이제 끝이 보인다. 차가 보이고 언덕 위에서 많은 사람이 응원의 함성을 지른다.
이제 다 왔구나. 안심하고 들어서는데 갑자기 스키를 벗고 뛰어 올라가라고 한다. 이게 웬일.. 스키를 벗는데 갑자기 뒤에 선수가 있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뒤에 사람이 없었는데 언제 쫓아 왔지. 급하게 뛰어오르니 다음 선수인 청솔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드디어 끝났구나! 
처음에 지나가버린 선수들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더 이상의 추월을 당하지 않았음에 안심하고 시계를 보니 50분에 뭉게님이 왔는데 도착시간이 55분이다. 아쉽다. 좀 더 집중 했으면 1시간 이내도 가능 했을 텐데. 그래도 이런 힘든 코스에서 한시간 오분이면 개인 최고 기록이다, 그 동안 자랑스럽고 무시무시한 팀원들과 함께 훈련하고 COP에서 레슨도 받으면서 노력한 보상을 충분히 받았다. 내년에 같은 코스를 뛴다면 50분 이내에 들어오리라 다짐한다.
Yes, you can!
     
Sharp 16-01-26 20:06
 
마이클 님의 지적에 따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관점에서 후기를 다시 작성 했습니다.
훨씬 보기 좋네요.
          
왕십리 16-01-26 20:24
 
넵. 훨씬 보기 좋습니다. 글솜씨도 너무 좋으세요.
          
뭉게구름 16-01-26 22:38
 
화장실 코메디 사건은 무었인가욤?
               
Sharp 16-01-26 22:50
 
나중에 술 한잔 하면서 말씀 드리지요.
                    
뭉게구름 16-01-26 22:58
 
빨리 먹어야 겠군요. 궁금.
     
마당지기 16-01-26 20:22
 
투 섬스 업!!!
청솔 16-01-27 13:35
 
캐나다 알버타의 록키 산을 지붕 삼아 살면서 또 하나의 진정한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첯번째는 벤프 자스퍼 270KM 달리기 릴레이고
두번째는 몇일전에 레이크루이스 벤프 크로스컨쥬리 72KM 릴레이죠.
이 두 가지는 억만금의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좋은 분들이 없으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함께한 멤버들과 응원을 아낌없이 하신 모든 분과
이번 릴레이를 주선하시고 고생하신 마당님께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Sharp 16-01-27 15:50
 
우리는 진정한 부자입니다.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을 좋은 분들과 함께 얻었으니까요.
사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은 모두 무료라는 사실을 알면 인생이 더 즐겁고 풍요로워 지는 것 같습니다.
청솔님은 두가지를 다 누리셨는데 저도 이번 여름에 벤프-자스퍼 릴레이에 함께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뭉게구름 16-01-27 16:01
 
이번여름 BJR은 자리가 거의 남지 않았지만, 약간의 뇌물을 주시면 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Sharp 16-01-27 17:34
 
당연히 끼워만 주신다면 뇌물을 드리더라도 참가해야죠.
어떤 형태의 뇌물을 원하시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워낙 순진해서......
YYSA 16-01-27 21:32
 
6분의 주자들이 최선을 다해 전력질주하는 Leppet 후기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여기에 다하여 기록경신(?)까지 했으니 금상첨화지요.

그리고 뭉게님, 뇌물로 BJR 낑구는 것은 않되니 Sharp님에게 술한잔 사라고 권하십시요.
     
뭉게구름 16-01-28 10:48
 
알았습니다. 제일 어려운 자리를 남겨놓겠습니다. ㅎ
SanBada 16-01-29 16:33
 
성공적으로 로펫을 마칠수 있도록 준비하여준 마당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최선을 다한 팀원들에게도 고마움을 보냅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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