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이킹, 등산, 스포츠 등 여가활동에 관한 글들을 자유롭게 올려 서로 정보를 나눠갖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15-10-04 17:13
[하이킹/등산] 가을의 색과 겹쳐진 설국으로의 산행
 글쓴이 : 왕십리
조회 : 3,031  
가을이 끝으로 향해 치닫는 요즈음, 주말마다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주중내내 좋던 날씨가 금요일 오후부터 곳곳에 바람이 불며 비를 뿌렸습니다. 당연히 산에는 제법 많은 눈이 왔구요.
집결지에서 모인 순간에도 차가운 기온과 습기찬 공기가 소름을 돋울 정도로 몸을 휘감더군요. 
(뭐, 그렇다고 산행을 포기할 분들은 없었으니..^^)
Kananaskis Lake 지역으로 향하는 차창 밖으로 본 산들은 머리엔 온통 하얀 겨울색을 머금고 있었고, 미처 
벗지 못한 노란 옷들을 아직도 걸치고 있었죠.
남으로 향하는 40번도로 곳곳에 눈이 녹지않고 도로를 덮고 있었지만, Peter Lougheed Provincial Park으로 다가
갈수록 오히려 눈이 없이 깨끗해지고 주변의 산허리에도 눈이 없더군요.
그렇지만, Kananaskis Lake에 가까워지자 다시 눈이 제법 많이 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산행내내 눈도, 비도 그리고
바람마저도 불지 않아 아주 상쾌한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텅빈 Upper Kananaskis Lake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호수는 평온하고 건너편 Mt. Indefatigable이 구름 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초반부 트레일은 눈도 덮여 있지 않고 깨끗했습니다.
약 1.2 km를 걸어가면 Sarrail Creek Fall을 만납니다. 
자료에 의하면 올 여름까지도 임시 다리가 있었는데 오늘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조심스레 건너갑니다.

높이를 더해가자 트레일에는 제법 눈이 쌓여 있습니다. 눈이 포근하니 사방은 더욱 고요합니다. 
우리들의 수다가 종종 그 적막을 깹니다.

이제 Rawson Lake에 도착했습니다. Mt. Sarrail ridge로 둘러싸인 호수는 바람 한 점 없이 그저 고요합니다.
(아, 이제부터 포스팅되는 사진들은 마지막 3장을 포함해 분명 모두 칼라사진임을 밝힙니다. ㅎㅎ)

호수 건너 우리가 오를 ridge가 있지만, 구름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의 루트는 이 호수를 왼편으로 돌아
건너 보이는 숲 뒤 왼편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올라가게 되죠.

호수를 끼고 돌다보니 눈이 제법 깊더군요. 왼편과 정면에 보이는 절벽이 Mt. Sarrail의 하단입니다.

이제 ridge로 점점 다가갑니다.

이런 호숫가를 걷는 것도, 특히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는 눈길을 따라 걷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됩니다.

호수 복판에 작은 바위가 섬처럼 외롭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나무 한 그루...

이제 본격적으로 gully를 따라 오릅니다. 실제 등반로는 이 gully의 오른쪽 위에 있지만 눈으로 모든 것이 가리워지고
미끄러움 때문에 gully의 물줄기를 따릅니다. 정면의 rockband는 오른편으로 우회합니다.

잠시 뒤를 돌아봅니다. 눈이 수북합니다.

나무들의 키가 작아졌습니다. 그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의 경사를 차분히 오릅니다. 차가운 날씨에도 땀이 찹니다.

눈으로만 보면 아주 한겨울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산허리를 감싼 구름이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습니다.

마침내 ridge에 올라섰습니다.  세상은 온통 구름에 갇혀 있고, 걸음마다 수북한 눈입니다.

ridge의 다른 쪽 끝은 Mt. Sarrail의 북쪽 끝입니다.

날이 흐리고 구름에 갇혀 놓쳐버린 Kananaskis Lake의 아름다운 모습과 주변 경치를 활짝 핀 눈꽃으로 대신합니다.

구름이 잠시 옅어지며 Rawson Lake가 환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정상은 보이지 않고 허리에 구름띠를 감은 Mt. Sarrail의 north face입니다.

하산길에 잠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할 때 몇 번의 사태가 일어납니다.

가볍게 하산을 하고 부지런히 셀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조여사님이 손수 특별히 준비하신 해물칼국수와 커피 
거기에 JBLim님이 준비해오신 팩음료와 훈제 굴안주... 그리고 한참을 이어진 뒷풀이 뒷담화와 수다.
이렇게 우리의 산행도 마무리 됩니다.

공평하게 홍합과 새우등의 해물을 분배(?)합니다.

이렇게 겉절이 김치까지 곁들이니......  환상의.....  맛을 알수록 상상이 더 가죠? ㅋㅋ

가을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데 겨울은 오겠다고 떼를 쓰는 모양입니다. 구름은 산허리에 걸려 있고...

버너와 솥은 물론 모든 것을 준비해주신 조여사님께 다시 감사 인사 드립니다.
굴안주를 위한 이쑤시개, 냅킨까지 준비하신 JBLim의 세심함에도 감사드리고, 
눈으로 미끄러워진 rockband까지 극복해내신 YYSA 부인님, 
눈길을 뚫고 앞장서주신 SanBada님, 언제나 꾸준하신 YYSA님과 Ringroad님, 그리고 저와 왕부인께도
모두모두 감사 드립니다.

이제 겨울 산행이 시작되나 봅니다. ^^


 
 

Total 594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454 [하이킹/등산] 일기예보가 배반해서 좋았던 산행 - Mount Baldy Traverse (15) 왕십리 04-24 2093
453 [하이킹/등산] 추억 속의 보석같은 이야기들에 취하였어요^^ (6) 작은세상 04-21 1821
452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4월 23일) (14) BuenaVista 04-19 2076
451 [하이킹/등산] Mount Yamnuska - 돌벽을 오르다. (11) 왕십리 04-17 1976
450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4월 16일) (5) BuenaVista 04-13 1943
449 [하이킹/등산] 봄이 한껏 다가왔네요. Heart Mountain을 다녀왔습니다. (2) 왕십리 04-10 1721
448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4월 9일) (3) BuenaVista 04-07 2053
447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4월 2일) (6) BuenaVista 03-31 2270
446 [하이킹/등산] 2015년 산행시즌을 마감하며..... (10) 왕십리 11-23 2511
445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11월 14일) (8) BuenaVista 11-10 6116
444 [하이킹/등산] Forgetmenot Ridge : Forget-wind-not하고 싶은 바람, 바람, 바람.. (2) 왕십리 11-08 2445
443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11월 7일) (8) BuenaVista 11-04 3592
442 [하이킹/등산] Turtle Mt. in Crowsnest Pass Area - 거북의 등에서도 못 본 Frank Slide (6) 왕십리 11-03 2508
441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10월 31일) (7) BuenaVista 10-28 3008
440 [하이킹/등산] Nihahi Ridge 사진입니다 (1) SanBada 10-26 2540
439 [하이킹/등산] Mt Collembola 사진 뒤늦게 올립니다 (2) SanBada 10-26 2448
438 [하이킹/등산] Nihahi Ridge - 참 오랫만에 해보는 길고도 긴 ridge walking (5) 왕십리 10-25 2706
437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10월 24일) (5) BuenaVista 10-21 3870
436 [하이킹/등산] Mt. Collembola - 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린 산행을 다녀오다. 왕십리 10-19 2827
435 [하이킹/등산] 주말 산행 안내 (10월 17일) (11) BuenaVista 10-14 405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