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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6-16 15:43
[기행문] Ha Ling Peak 등산기
 글쓴이 : 작은 세상
조회 : 9,333  

오래도록 벼르던 곳, 하링 피크 라고 알려진 산을 다녀왔습니다.

이산은 캘거리에서 약 1시간 떨어진 Canmore라는 밴프 인근 도시에

있는 유명한 곳입니다.

 

해발고도가 약 2408m 정도 되고 등산로 입구 주차장이 1500m정도 되니까

약 900m 정도를 올라야 하는데 2200m정도에서  수목한계선을 지나면 전체

가 완전히 바위로 된 산입니다.

 

Ha Ling은 오래 전에 Canmore 에 살았던 중국인으로 아마도 이 산을 처음

오른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첫 등정에 6시간 정도 걸렸다고 하는데

아마도 처음 등산로도 없던 곳이었기에 그랬겠죠. 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기온은 캘거리가 15도 정도였고 햇살이 좋아 매우 포근했지만 산에 오를 수

록 기온이 낮아져 정상 부근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제법 춥기까지 하더군요.

장갑을 껴야될 정도였으니까요.

 

등산로 입구부터 사정없이 경사가 시작되는 것이 정상까지 이어져 오를 수

록 숨이 턱까지 차고 땀으로 온몸이 젖었지만 도중에 그 산을 뛰어서 오르는

사람도 있더군요.

 

꽤 높은 산인데다가 마지막 바위 부분은 상당히 가파르고 위험하기도 했는데도 남

녀 노소 많은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오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별다른 장비없이

도 고산의 정상을 정복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서 그런 듯 합니다.

 

자 이제 떠나가볼까요..

 

 

 

 

록키로 가는 길 - 오랜 장마같은 비가 그친 후 오랜만에 화창하고 따사로운 날씨

속에 푸른 하늘과 멋진 구름을 맛보며 록키로 항하였습니다.   곧게 뻗은 고속도로

와 드넓은 평야, 탁트인 시야는 언제나 시원하고 멋진 풍경입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록키의 고봉에 쌓여 있는  흰눈들, 그리고 우뚝 솟은 전나무와 푸

른 하늘, 부드러운 솜사탕 같은 구름들, 녹색의 초원은 록키의 6월이 가장 아름다

운 계절이게 합니다. 

 

록키의 6월엔 여름같고 겨울같은 오묘한 아름다움이 있지요. 사람에 따라선 아직

약간은 쌀쌀하기도 하지만 햇살이 워낙 강해서 오히려 싱그러운 느낌이죠. 7월이

되면 눈이 상당히 녹기 때문에 약간은 멋이 덜한 듯 합니다. 이곳에 차를 세워서

한시간 정도 그냥 바라보았는데 아무런 생각이 없어지더군요. 무아지경이랄까.. 

 

제가 오늘 등산할 산입니다. 맨 오른 쪽의 봉우리가 Ha Ling Peak 죠. 꽤 높죠?

이것은 정면 사진인데 정면으로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못오릅니다. 거의 수직 절

벽이라서...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날도 산 정상에 섰는데 반대편 쪽에서 사람

이 불쑥 나타서 얼마나 놀랬던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로로 들어 섰는데 제법 가파른 길이 계속 이어졌습니

다. 처음 얼마간은 이렇게 울창한 숲으로 되어 있어서 산림욕으로도 그만이더라고

요. 

 

숲길 중간 쯤 왔을 때입니다. 아래로 호수같은 것이 보이죠? 제가 출발한 주차장

 있는 곳이죠. 벌써 옷은 벗어 제꼈고 숨은 할딱할딱..  

 

드뎌 숲을 벗어납니다. Tree Line이라고 부르는  수목 한계선입니다. 이 위로는

나무가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록키의 고봉들은 대개가 바위산이죠. 이제부터는

돌밭이나 바위산을 올라야하는데 가끔 기어 오르기도 해야합니다.

  중턱에서 바라본 주위 풍경입니다. 세상의 모든 경치가 다 그러하지만 위로 오르

면 오를 수록 정말 새로운 세계입니다. 오른 만큼 우리에게 감동을 주죠.

 저런 돌밭을 오를 땐 더욱 조심조심.. 바람이 벌써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장갑을 꺼내어 끼고 방한을 잘해야죠. 

 이 젊은 연인들은 함께 산을 오르다 만난 커플 인데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어요.

처음 산행이라하더군요. 와우.. 저 산 좀 보세여.. 꼭대기의 사람들이 개미새끼만

하네요. 하늘아래 봉우리가 너무 멋있습니다.

 

천신만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리가 땡땡해질 정도로 가파른 길을 턱에까지 찬 숨

을 헐떡거리며 때론 손으로 바위 붙들고 기어 올랐더니 더이상 갈데는 없고 봉우

리 반대편 으로는 천만길 낭떨어지 절벽인 하링 피크에 도착했습니다. 그아래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마치 그림 속의 소인국처럼 펼쳐졌습니다. 

 건너편에 Lady Mcdonald Mt.(지난 가을에 올랐던) 을 비롯하여 록키의 북동쪽

고봉들이 즐비한데 사이로 Canmore 타운이 아름답게 보이는 군요. 캘거리로 가

는 고속도로가 길게 뻗어 있는 데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의 사는 것이

다 고만고만해 보이네요. 잘나고 못나고도 없고 말이지요. 

 머리에 흰눈을 이고 있는 록키산은 정말 장관입니다. 무엇보다 푸른 하늘에 흰구

름이 받쳐주니 훨씬 그 풍모가 살아나는군요. 그러니까 제혼자 잘 난 것은 이세상

없다는 얘기지요. 모두가 서로 도와서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완전해 지는 것이라

는 점을 자연은 가르쳐 줍니다. 

 

제 오른 쪽을 바라보다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는 것을 참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굳

이 고공 공포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은 높은 곳에 오르면 일단 무서움을

느끼죠. 중력에 의한 무서움일 것입니다. 떨어질까봐.. 그리고 하도 이런 저런 영

화 같은 것으로 떨어지는 것을 많이 봐온 터라 더욱더.. 

 이곳 하링 피크는 상대적으로 해가 좋아서 그런지 눈이 거의 다 녹았습니다. 그런

데 건너편 산들은  아직 눈들이 꽤 남아 있죠?  

 

하산 하기전 산 정상에서 다리를 주욱 뻗고  벌러덩 누웠습니다. 산에 가서 누우면

얼마나 좋은 지 몰라요. 흘러가는 구름들이 멋지고요, 가까우니까.. 그리고 발아래

로 굽어 보이는 세상이 다 쉬워보여요. 바위 뒤에 누웠더니 바람도 잦아들고 햇살

도 따사로워서 졸음까지 오던데요. 신선놀음이 이것인지..

 

하링 피크 정상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늘 등산기는 이제 끝내야겠네요. 친구들과 함께 올라갔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나더군요. 제 아내.. 새끼들.. 친구들과 부모님, 형제들까지..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이런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내게 있기 때문일겁니다. 따

뜻한 마음, 놀라운 기쁨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것이지요. 그것이 있어야 자연에

게서도 똑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뿐아니라 록키보다도 아름답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저도 정녕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할터인데..

 

겸손하며 당당하고

변함없이 의연하며

아무런 가식없이 있는 그대로 아름다우며

아낌없이 주면서도 늘 풍성한

그런 산같은 사람 말입니다.

 

산에서 생각한 것들입니다.

 

[이 게시물은 마당지기님에 의해 2010-07-26 21:27:00 이야기마당에서 복사 됨]

찔레꽃 08-06-17 20:31
 
다음에 가실 땐 저도 데려 가 주세요.
자연에 의해 압도되는 경험은 언어 이전의 것으로
느낌으로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언어로부터 해방이기도 하구요.
한번 쯤 언어의 사슬에서 벗어나 자기 초월을 시도하는 모습 멋집니다.
강현 08-06-17 23:54
 
나도 내일 떠납니다. 사진 좀 건지러요.

태국 info를 구하러 드빙 카페에 들렸다가 록키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답을 했더니 운영자가 그 글을 공지로 올렸더군요. 그것도 모르고 웬 쪽지가 이렇게 많이오나 했습니다.

그래서 기왕이면 사진과 음악을 제대로 레이아웃 해서 어디든 올릴 수 있도록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내일 단 하룬데 에드먼턴을 출발해서 11 번 국도를 타고 Saskatchewan River Crossing 에서 숨을 한 번 고른 뒤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Mt. Edith Cabell을 가느냐, 남쪽으로 가서 Moraine Lake로 향하느냐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Calgary 살 때는 거의 격주 간격으로 산에 가곤 했는데 Edmonton에 사니 1 년에 한 번 가기도 힘들군요.
작은 세상 08-06-18 11:19
 
찔레꽃 님// 정말 언제 한 번 같이 가죠. 마당넷 산악회 뭐 이런거 만들어서.. 산은 갈 수록 좋은 곳입니다. 가고 또 가도 압도 당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것을 보는 눈만 있으면 되지요. 실어 나를 튼튼한 발과 다리. 그것은 또 댕기다 보면 더 튼튼해지는 것이고 .. 그리고 때맞춰서 감탄사만 필요하지요. 야~ 와우! 우와~ 등등

강현님// 많은 산을 다녔겠군요. 한 번 기회를 잡아 같이 갔으면 좋겠네요. Mt. Edith Cabell 은 그냥 빙하 있는 곳, 주차장 앞에만 설설 돌아 본 것이 전부인데..그 뒤로 있는 트레일로도 가보고 싶네요. 모레인 레이크는 이제 그 아름다움 물빛을 회복하고 있겠죠? 올 여름에는 그 쪽으로 해서
Sentinel pass를 지나 MT. Temple에 도전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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