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하이킹, 등산, 스포츠 등 여가활동에 관한 글들을 자유롭게 올려 서로 정보를 나눠갖는 공간입니다.
 
작성일 : 08-06-09 20:57
[기행문] 바로 이 산이야!
 글쓴이 : 카나나스키스
조회 : 9,199  

이 산은 앞으로도 내가 얼마나 더 오를지.. 산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데다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또 갈때마다 한번도 실망을 준적이 없는 멋진 산이기에

나는 오늘도 여기로 왔습니다. Mt. Indefatigable 입니다.

 

맑고 푸른 하늘아래 호수와 산을 바라보며 큰 대자로 누웠습니다. 

록키산의 원시정기가 내 몸으로 들어오는 듯 합니다.

 

흘러가는 구름은 마음에 드리웠던 근심을 치워버리고

아마도 먼훗날 저 푸른 하늘은 나의 가장 큰 그리움이 될겁니다.

난 파란 색이면 무조건 좋은데 이것도 무슨 문제일런지.....

 

청바지는 그래서 언제나 나의 의상 1호입니다. 제 딸이 그러네요

"아빠 궁뎅이가 이뻐서 청바지가 잘 어울린다고" 어허 이넘이 아빠를 놀려도..

 

 

산 위에서 이런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오늘에사 꿈을 이루었습니다. 멋있나요?  발 아래는 걍 천길 낭떨어지 입니다.

 

 

아직은 겨울의 눈과  빙하가 채 녹질 않아서 호수의 물이 꽉차있진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호수의 색깔도 아직은 제 색이

아니네요.

 

 

 좌우로 갈라져 있는 호수가 아래 부분에서 연결되는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 서해, 남해 동해 같기도 하다. 가운데 있는

땅은 한반도처럼 보입니다. 호남 고속도로는 있는데 경부 고속도로가 없군요. 백두 대간도 보이고..

 

 

 

 한참을 누워 있다가 앉았는데 어느새 건너편 산너머에서 구름이 몰려 오는 것이 심상찮은데.. 비가 다시 쏟아질 것 같습니다.

 

 

부리나케 내려 오니 밑에서 낚시 하던 일단의 사람들도 모두 철수하고  세찬 비가 쏟아졌습니다.

사방은 온통 먹구름에 어둠이 짙어지고 차 밖에 서 있으니 비가 바람에 날리면서 온몸을  때리기 시작하는군요.

 

그렇게 한참을 비속에서 비를 맞았죠. 온몸이 적시도록.. 역시 눈과는 다르더군요. 비는 뭔가.. 처절함이 있는 듯 합니다.

간절하고 애절하죠. 그리고 비장하며 엄숙하기까지.. 빗물은 눈물처럼 내리지만 눈은 눈물을 그치게 합니다. 적어도 내겐 그러합니다. 

 

 

 한 껏 감상에 젖었다가 돌아오는 길에 어느새 개인 하늘.. 저멀리 흰구름으로 덮인 산 속에 내가 있었습니다.

 

 

 빅혼(big horn) 록키 산양이 뭔가를 한창 먹느라 사진을 찍어도 상관을 안합니다. 어허 이눔들이.. 크게 혼을 내줄까보다 ^^

 

 

 봄털이 새로 나는 사슴들도 냇물 속의 이끼를 먹나 어쩌나..얘네들 넘 넘 귀여워요.  

 

록키를 찾으면 세상에 대한 쓸데 없는 열정이 사그러듭니다. 부질없이 나댄 것이 후회도 되고요. 열정은 항상 좋은 것은 아니죠. 열정이 없는 삶은 그 밋밋함으로 늘 비판받지만 과도한 열정은 반드시 누군가를 울리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과한 열정은 기필코 희생을 딛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 희생이 큰 것이건 작은 것이건..

 

오늘 산에 누워서 생각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비워낸다고 하긴 했는데.. 무겁군요.. 여전히..

 

그러니까.. 다음주에도 록키를 가야할 이유를 저는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이죠. 갈데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니까. [이 게시물은 마당지기님에 의해 2010-07-26 21:26:22 이야기마당에서 복사 됨]


찔레꽃 08-06-10 02:02
 
Mt. Indefatigable.
지칠 줄을 모르고 피곤할 줄을 모른다.
멋진 이름이군요.
저는 요즘 긴장된 생활을 하는지 만성적으로 피곤합니다.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 않고요.
작은 세상님께서 산에서 느낀 맑은 공기를 마시면 기분이 한결 좋아질 듯합니다.
멋진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서강섭 08-06-10 13:06
 
님의 좋은 글과 사진을 읽고 보는것 만으로도 저는 충만감을 느낍니다.
님은 비우려고 하시는데 전 그것을 보고 참을 느끼다니..

42K를 준비하며 달리기를 하며 저의 체력으로는 너무나도 무모한 일임을 알아가며..
이것이 열정인지 집착인지 혼란스러워 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집착이면 안 될 일인 것 같고 열정이면 좋은 일 인것 같은데..
님은 열정도 지나치면 안좋다고 하시는군요.

그렇네요..남을 아프게 해가면서 까지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요.
나는 남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데 남이 아프다고 하네요.. 라며 위안을 삼으려 해도..
중요한 것은 남이 나로인해 아프다는 것인데..

이번주말에는 장거리연습 땡땡이 치고 록키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산도 보고 강도 보고 물도 보고 하늘도 보고 숲도 보고 나무도 보고 와야겠습니다.
살면 살수록 알수가 없는 인생이여 자연아 힌트라도 좀 다오..

한반도 같아보이는 호수의 한 부분의 경치는 정말 놀랍군요.
우리의 고국 모국 엄마나라
카나나스키스 08-06-10 15:46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산은 우리에게 무한한 선물입니다. 참사랑이며 최고의 가치입니다.
다만 우리는 전혀 깨닫지 못하거나 아니면 조금 깨닫거나 입니다.

괴테는 말했습니다.
"자연과 가까워지면 병은 멀어지고 자연에 멀어지면 병은 가까워진다." 고.

자연은 우리에게 치유입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스승입니다.
휴식이자 진정한 일터입니다. 그 소산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데
우리는 애써 모른 체 하며 삽니다.

자연은 여유 있는 자들의 호사가 아니라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자들을 위한 위로요 안식입니다.
나의 빈손을 감사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연입니다.
나의 식어버린 열정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이 바로 자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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