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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8-30 17:23
[하이킹/등산] 작은 세상의 즐거운 하이킹 - Rawson lake and sarrail ridge
 글쓴이 : 작은세상
조회 : 704  

록키를 다니기 시작한지 만 12년이 되었습니다. 맨처음 갔던 곳은 브래그 크릭의 Allen Bill Pond 건너편의 Fullerton Loop 라는 곳이었죠. 지금은 수해로 다 망가진 예쁜 이 폰드 일대를 건너편 능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6.5km 정도의 아담한 하이킹 트레일이었습니다. 

그후 카나나스키스와 밴프의 유명한 곳들을 하이킹으로 소소히 다니며 소박한 즐거움을 맛보다가 2008년 6월에 처음 하링 픽을 오르고 난 후 `산꼭대기 병`에 걸려 하이킹은 멀리 귀양 보내버리게 됩니다. 

그후 몇년간을 '스크램블링만이 산행이다` 라는 몽매한 확신 속에 픽헌팅에 미친듯이 빠져 들어 높이와 거리와 걸린 시간 및 난이도 등에 주목하며 록키의 험산들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스펙에 차곡차곡 쌓아갔죠. 물론 스크램블링 산들이 주는 놀라운 감동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그 산들 중에는 하이킹 코스를 담고 있는 곳도 많아서 스크램블링 산행의 즐거움이 더하였다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하이킹 코스들 중에는 산꼭대기를 오르는 것과는 무관한 곳도 많거니와 하이킹은 하이킹대로의 특별한 묘미와 즐거움이 있는 것이어서 꼭대기병에 걸려 이들을 다소 소홀히 해온 것은 록키산신에게 심히 불경스러운 일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곳 여름이야 봄꽃 지듯 후다닥 지나가버리기에 늘 산행이 아쉬운 것처럼 우리 인생 또한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힘들게 찾아오는 이 귀한 토요일을 산에만 갖다 바치는것도 인생의 도리가 아니라는 깨우침이 들어( 그래서 요즘은 걍 빈둥거리기만 하는 토요일이 많아졌지만 ㅋㅋ) "가끔씩 소소한 하이킹도 다니자 "  라며 귀양보냈던 하이킹님을 다시 조정에 불러 올렸습니다. 

그 일환으로 이번에는 한 번도 안가본 곳, 로손 호수 위의 사레일 능선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누구말마따나 여기 갔다 온 다음 템플 다녀온 것처럼 허벅지가 뻐근하고.. 하이킹님도 만만찮다는 것이었어요^^ 

Travel Alberta  잡지의 표지 풍경같은 느낌... 하이킹의 묘미 중 하나죠. Rawson lake 는 멋진 산중호수라는 것에 참 많이 감동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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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수와 주변처럼 또 멋진 곳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Upper Kananaskis Lake 와 주변 산들, valley는 정말 ultimate place to visit  같습니다. 이곳이 관광객들의 일반적인 코스가 아닌 것이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호수 왼쪽으로 살짝 보이는 산이 Sarrail Mt. 이구요.. Sarrail Ridge는 산 바로 앞에 나무로 덮여있는 부분이죠. Rawson Lake는 그 왼쪽 바로 아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Rawson Lake 는 주차장에서 약 3.5km 정도 떨어져 있구요. 300m 의 elevation gain 이 있습니다. 울창한 숲길을 걸어 올라가는 즐거움이 있어요. 아침이라 반영이 좋군요. Sarrail Mt. 이 병풍처럼 드리워 있네요. 

McDonald Rawson은 토론토대학에서 호수학을 공부한 학자입니다. 왜 이 호수에 그의 이름을 갖다 붙였을까요. 

Sarrail Ridge를 오르기 위해서는 호수 왼쪽을 따라 뒤로 걸어갑니다. 앞에 보이는 ridge 가 우리가 오늘 가는 곳입니다. 그리 높아 보이진 않지만 경사가 제법 가파릅니다. 오늘 저는 능선에 다다른 다음 오른 쪽 끝에 있는 ridge peak을 스트램블링 했구요 다시 왼쪽 끝을 조금 오르려다가 그만두었어요^^ 

호수 뒷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막입니다. 여기서 바라본 로손 호수는 정말 serene 했습니다. 평화로웠고 calm 했으며 모든 고통이 사라지는 듯한 안정감을 선사해주더군요. 정녕..자연은 우리 영혼의 안식처입니다.

Western Anemone 가 정말 그의 별명, 히피처럼 여름을 마음껏 구가하고 있군요... 

정원에나 있어야 어울릴 듯한 이 식물은 어떻게 이 춥고 혹독한 겨울을 버텨낼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뿌리가 말이죠 ㅎㅎ 

비가 오지 않은 올해.. 트레일은 바짝 말라 먼지가 폴폴 날리고.. 그래서 무척 미끄러웠어요. 지팡이와 좋은 신발이 중요한 필수품. 화창하고 좋은 날씨라 참 많은 하이커들이 몰려 매우 시끄럽고 복잡했어요. 이정도에도 산행이 성가신데 한국의 단풍 산행..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앉아서 풍경 바라보고 싶은 곳엔 어김없이 자리잡고 있는 분이 있죠. 따뜻한 여름 오후의 산 허리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무념무상 쉬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산에는 이미 가을이 내려 앉아 있지요. 더운 공기에서조차 뭔가 다른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요.. 바라보는 눈이 정말 말그대로 시리도록 푸른 하늘.. 이 쪽은 스모크의 영향을 덜받았는지 청명한 가을 하늘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능선에 다 올라왔어요. 정말 많은 하이커들이 곳곳에 포진.. 위험한 spot 에도 많이들 있더군요. 바닥이 미끄러운데 보는 제가 다 불안하더군요. 사진은 멋지게 나오네요.

선명했던 분홍색의 Fire weed 역시 지고 있었어요.. 가을은 시러요.. 호수는 아름답지만..

Kananaskis Lakes 는 정말 위에서 바라볼 때 압권입니다. 주변 어떤 산을 오르더라도 이 호수들을 볼 수 있지만 그 느낌은 정말 모두 다를 뿐 아니라 제각각 최고의 경치를 선사해준다는 것입니다. 

왼쪽에 있는 호수가 히든 레이크 입니다. 큰 호수 뒤로 들어가 숨어 있는 듯한 호수는 다 히든 레이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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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끝에 peak 이 있습니다. difficult scrambling 으로 나와 있었는데.. 과연.. 거의 직벽이긴 한데 디딤돌과 홀드가 나름 괜찮게 있었어요. 오랜만에 옛추억을 살려 시도해 보았는데 꽤 스릴있고 긴장되었어요. 무사히 올라갔다 내려온 다음.. 뒤따라 몇몇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니 ㅎㅎ 근데 이런 거 안해본 듯한 한 커플이 어떻냐고물어보길래.. "no experience ? then don`t do it !!" 하니까 바로 돌아서더군요..

올라가는 중에 사진 한장도 찍었어요. 완전히 직벽은 아니죠?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저와 함께 온 일행이 저 아래.. 

View 는 비슷햇고요.. 근데 조금 더 멀리 보이고.. 여전히 three isle lake 는 보이지 않는군요. 호안선이 아름다워요.. 물부족으로 쇼어라인이 하얗게 드러난 것이 오히려 호수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네요. 비가 와야할터인데.

내려와 점심을 먹고 하산하기전 반대편의 Sarrail Mt. 쪽으로 올라가봅니다. 탐험심.. ㅎ 바위벽을 오르진 않고 바로 그 아래에서 원래 있던 쪽을 바라보았어요. 오팔레인지와 카나나스키스 밸리가 호수와 함께 그림같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어요. 하늘과 호수는 같은 색.. 정말 좋은 뷰 포인트네요.

카나나스키스 호수의 한쪽면 쇼어라인은 마치 리아스식 해안처럼 들쭉날쭉 아름답더군요.

아쉽지만 가을을 즈려밟고 하산합니다. 물론 트레일로 내려가죠 ㅎㅎ

내려와서 다시 올려다보니 이게 그리 만만한게 아니군요.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300m 높이를 올라온 다음이니.. 계절이 공존할 때 록키는 가장 아름답습니다. 겨울과 여름.. 여름과 가을.. 가을과 겨울.. 

로손 호수에서는 꽤 많은 분들이 낚시를 하더라구요.. 송어를 잡으려는 것인데 이분은 플라이 낚시를.. 뒤에 여친이 앉아 있는 것이 뭔가 보여주려는 듯.. 그런데 조금 초보 같았어요^^

(에필로그)

오랫만에 좋은 하이킹을 하고 왔습니다. 이곳은 가족과 함께 와도 충분히 좋은 곳이에요. 어린 아이들도 약간의 체력과 인내심이 있다면 같이 와도 좋겠지만 아이들은 이런데 그리 흥미를 가지지 못하죠. 어른 시각으로 데려와봐야 고생만 시킵니다. 연인들이 함께와도 좋을 것 같고.. 

앞으로 좀더 자주 이런 곳으로 하이킹을 다녀야겠어요. 록키 산신에게도 잘 보일겸.. 모두다 사랑스런 자식같은 곳인데 ㅎㅎ 

집으로 돌아오는길..바로 앞 왼편의 로렛 마운틴과 저멀리 우뚝 솟은 마리 바클레이 마운틴의 이 풍경은 언제나 감동을 안겨주죠.

잘생긴 록키산은 좌우 균형과 조각미, 그리고 봉우리 부분의 도드라진 석회암의 빛깔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것 같아요. 록키는 굳이 오르지 않아도 좋은 풍경 역시 많다는 것.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왕십리 17-08-30 20:10
 
일단, 천만에요! ㅋㅋ

지난 주말 K-Country 하늘은 아주 좋았더랬습니다. 저희가 갔던 Mist의 남서쪽 어딘가에서 산불의 연기가
퍼져 올라올 때까지는요.
하늘 빛이 좋으니 사진도 좋고, 풍경도 아름답군요.
저는 Rawson Lake와 ridge를 모두 눈올 때만 가서 이런 경치는 못봤었거든요. ㅜ.ㅜ
(http://ma-dang.org/bbs/board.php?bo_table=md_leisure&wr_id=8932&sca=%ED%95%98%EC%9D%B4%ED%82%B9%2F%EB%93%B1%EC%82%B0&page=8)

요즘 산을 오를 때면 많이 힘들어짐을 느낍니다.  ㅎㅎ 저두 이제 하이킹으로 방향을 틀어야하는지...
한국에서도 가지 않던 산을 캐나다에서 늦바람 든듯 참 많이 다녔네요. 저는 Boom Lake가 처음이었었지요.
이제 십여년이 지나고나니, 드러운 것이 정이라고 습관처럼 토요일을 비워놓게 되네요.
아직도 산.꼭.대.기.를 오르고는 있지만, 요즈음에는 슬슬 생각이 많아집니다. 무릎도 영...
산은 갈 때마다 두렵고 힘들지만 정상에서 누리는 그 희열과 호사가 마약처럼 끊을수가 없기도 하고,
책과 인터넷을 뒤지며 산행기를 읽다보면 등장하는 가보고 싶은 산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가 없기도 하고,
올랐던 산이든 오를 산이든 하나 하나가 모두 색다르고 소중하기도 하고,
함께 시간과 고생을 공유하는 가족들과 같은 동료들의 마음을 느끼기도 하고,
이런 저런 많은 이유와 핑계로 도돌이표을 매주 찍고 있습니다. 

저도 하이킹 코스들을 잘 갈무리해 놓고 있답니다. ㅎㅎ  머지 않아 그 보따리를 풀고 고이 간직했던, 잠시 제쳐놓았던 그 코스들을 다닐겁니다. 제 다리가 그 역할을 다하는(?) 그날까지 말이죠.
멋진 사진과 푸근한 후기 잘 읽고 갑니다.
     
작은세상 17-08-30 20:38
 
하이킹이고 뭐고 그냥 하는 소리일뿐 주절거린 것처럼 그리 큰 뜻도 없습니다.
산 꼭대기를 오르던 중턱을 오르던 밑에서 놀던 모두 멋지고 훌륭한 하루의 선물이죠.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그 순간의 경험과 존재가 소중하고요..

정기적으로 산을 다니는 것은 자신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산을 소홀히 다니니까 뭔가 어긋남이 생기는 것 아닌가 싶고..

요즘 자전거 통근을 주 2-3회 하지만 모든 면에서 산에 정기적으로 다닐 때만 못한 것 같아요.
아무튼 오는 토요일 체스터 마운틴에는 꼭 따라가고 싶군요. 변수는 그 전날 딸이 방문하는데
토요일 가족행사가 있으면 못가구요.. 최대한 조정을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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