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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30 17:34
[하이킹/등산] 다시 하얗게 변해버린 Sulphur Mt.을 다녀왔습니다.
 글쓴이 : 왕십리
조회 : 1,063  
주중 내내 비와 눈이 오가는 날씨가 계속되더니 예측과 다르지 않게 모든 산들이 다시 흰 눈으로 덮였습니다.
목적지 선정도 만만치 않아서 망설임 끝에 밴프의 아이콘 중 하나인 Sulphur Mt.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니만큼 눈이 많아도 트레일 상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짐작을 했던거죠. 다만, 모두들 여러번 가 본 산이어서 이번에는 산 뒤쪽의 Cosmic Ray Road로 올라가서 앞쪽의 normal route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지난주의 라면파티에 이어, 여유있는 산행을 한 후 삼겹살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Shouldice Area 주차장에서 별도로 출발한 뭉게구름님 부부와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고(두 분은 정상코스로 오르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동료들은 Cave & Basin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기온도 적당했고 하늘은 맑았습니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합니다. 나중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몰랐죠. ^^

처음에는 약 2.2 km가량 평탄한 Sundance Trail을 따라 가벼운 하이킹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수다와 더불어 말이죠.

드디어 Cosmic Ray Road로 접어들며 본격적인 등반이 시작됩니다. 약 5.8 km의 거리와 880 m의 고도를 오릅니다.
이 길은 겨울철에 back country skiing을 즐기기도 하는 곳이랍니다. 초반 1/5 정도는 약간의 눈이 쌓여 있기는 했지만 걷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고, 스파이크도 필요 없었죠. 그러나,

점차 눈이 깊이지고 부분부분 무릎 이상인 곳도 있어서 동물들이 오간 자국이 있는 곳을 쫓아 올라갑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트레일의 양쪽 가장자리의 비탈로 오르기도 했구요.

잘못 디디면 허벅지까지 빠져서 번갈아 선두를 맡아가며 trail breaking을 해야했죠. 사진 안의 맨 선두가 허벅지까지 빠져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ㅠ.ㅠ
눈은 더욱 깊어가고.....      이즈음에 뭉게구름님의 문자가 도착합니다.
"저희는 삼십분 전에 도착. 맥주중."  태양도 따갑고 눈부신데 맥주가 그리워집니다. 
여기서 돌아설까 말까 의논이 시작되고, 돌아선다면 내려가서 정상코스로 다시 Sulphur를 올라가자는 누군가의 말에 벌컥 겁이 난 
Ringroad가 힘차게 앞장을 서자, 모두들 조금만 더 가보고 돌아설지 말지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졸졸이 앞선 이의 발자국을 밟아가며 오른 흔적이 고요한 산중에 남겨집니다.
조금 오르다가 결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눈을 헤치고 걷는 것이 익숙해져서 제법 많이 오르고나니 이제 돌아내려가는 것이나 그냥 계속 오르는 것이나 매한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눈은 마냥 깊은데 말이죠. ㅠ.ㅠ

이제 말이 없어집니다. 그저 깊게 빠지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걸을 뿐입니다. ㅎㅎ

맑은 하늘은 여전히 우리를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짙푸른 하늘이 원망도 되고...
Sunshine Village 방향으로 향하는 Sundance Creek이 우리가 향하는 방향으로 뻗고 있습니다.

그. 러. 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죠.
평상시 마음을 곱게 쓰신 동료들 덕분에 10명의 천사가 나타난겁니다. 세상에...
산 위에서 10명으로 구성된 snowshoeing group이 내려오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이 한줄기 트랙을 남겨놓은 덕분에 trail breaking을 심하게 하지 않고 나머지 구간을 올라갈 수 있게 된 겁니다. "야~~호!!"  ^^;;
(물론 그런다고 발이 빠지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ㅋㅋ)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걸려서 전망대에 도착해 Sanson peak를 바라보며 YYSA님이 사신 커피를 곁들여서 간단히 요기를 했습니다. 

Cascade Mt. 위로 구름이 내려섰습니다.  산 정상과 그 옆으로 빛나는 점들은 UFO가 아니라 유리창에 비친 실내등들입니다. ㅎㅎ

오랫만에 산행에 나섰던 Ringroad님이 다른 한인 산행그룹인 알버타레져클럽의 도움으로 Cave & Basin에 주차해 둔 차량을 가져오기 위해 별도로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고, 나머지는 눈으로 다져진 산행로를 따라 곤돌라 주차장으로 하산을 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캘거리로 돌아가신 뭉게구름님이 남겨주신 장작을 들고 Cascade Pond day use area shelter에서 양념에 맛나게 재운 목살 바베큐 시간을 가졌습니다. 
맛난 은행 잡곡밥과 고기, 파무침, 묵무침 등을 준비해 주신 조여사님께 감사드리고, 김치와 백김치를 준비해주신 Hibiscus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랫만에 고기 먹고 함포고복 했던것 같습니다. 모두들 여러가지로 애쓰셨습니다.  
(Ringroad님! 잘 쉬고 있죠?  ^__^)

모두들 힘들게 오르고, 맛나게 먹는 시간을 가지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수북한 눈을 바라보니 당분간 산행이 녹녹치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듭니다. 
그래도 우리의 산행은 어떤 식으로도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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